25센트 바나나, 620만달러 짜리 작품으로 변신
SBS Biz 송태희
입력2024.11.29 16:06
수정2024.12.01 09:03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설치미술 문제작 '코미디언' [연합뉴스 자료사진]]
'테이프로 벽에 붙인 바나나'로 유명한 설치미술 작품을 낙찰받은 사업가가 작품 원재료로 쓰인 25센트(350원)짜리 바나나를 판매한 과일 노점상에게 감사의 뜻으로 "바나나 10만개를 사드리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저스틴 선은 이 작품을 620만 달러(86억5천만 원)에 낙찰받았습니다.
현지시간 지난달 28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작품을 20일에 낙찰받은 중국 출신 암호화폐 사업가 저스틴 선은 낙찰 약 1주 후에 엑스(X·옛 트위터)로 이런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노점상) 샤 알람 씨에게 감사하기 위해서"라며 "뉴욕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있는 매대에서 바나나 10만개를 사들이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돈 2만5천 달러(3천500만원)를 해당 노점상에게 주고 바나나 10만개를 사놓을 테니, 세상 사람 누구나 이 매대로 가면 바나나를 하나씩 받아 갈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NYT에 따르면 노점상들에게는 큰 이득이 되지 않습니다.
NYT는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올해 74세인 샤 알람 씨를 직접 접촉해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시급 12달러(16만7천원)를 받고 하루 12시간씩 교대근무 하는 샤 알람 씨는 "바나나 팔아서는 이익이 안 난다"라고 말했습니다.
바나나 10만개를 브롱크스의 청과 도매시장에서 확보하려면 많은 돈이 들고 대략 100개 단위 박스로 들어오려면 운반도 쉽지 않습닏.
그렇게 고생해서 바나나 10만개를 다 팔더라도 남는 이익은 6천 달러(8천400만원) 정도입니다.
또 본인이 주인이 아니므로 그 돈을 샤 알람 씨가 챙길 수도 없습니다.
노점 주인인 53세 모하마드 이슬람 씨는 NYT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익이 나면 샤 알람 씨를 포함해 자신이 운영하는 과일 노점 매대 2곳에서 일하는 근로자 7명과 나눠 가지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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