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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한 달 만에 전격 인하…성장률도 '뚝'

SBS Biz 안지혜
입력2024.11.28 11:13
수정2024.11.28 14:00

[앵커]

한은 총재 이야기는 여기까지 들어보도록 하고요.

이번 결정의 배경과 전망 취재기자와 조금 더 풀어보겠습니다.

안지혜 기자 나와있습니다.

한은의 이번 선택, 시장의 대세적인 전망과는 달랐어요?

[기자]

그간 전망으로는 동결이 압도적이었으니까 '깜짝' 연속 인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금통위는 한 달 만에 다시 금리를 떨어뜨려 통화 완화에 속도를 낼지, 아니면 동결하고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의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릴지 결정해야 하는 이벤트였는데요.

그래서 올 들어 가장 난이도가 높은 금통위다, 일부에선 이런 평가도 나오기도 했는데, 한은의 선택은 '선제적 인하'였습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속 인하한 것은 지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앵커]

그런 고민들이 오늘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도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 같고요.

[기자]

어려웠던 이번 결정의 주요 배경들은 의결문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가장 주요한 부분을 다시 읽어드리면,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3.25% 수준에서 3.00%로 하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었지만, 물가상승률의 안정세와 가계부채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압력이 증대되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여 경기의 하방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즉, 경기 때문에 금리 내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조금 더 자세히 풀어보면 역시 경제성장률 전망치나 물가 전망치들이 줄줄이 변동됐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2%, 내년엔 1.9% 성장할 거라 전망했습니다.

지난 8월 경제 전망보다 각각 0.2% p씩 내렸습니다.

사실 이번에 하향 조정 자체는 이미 예고돼 있었습니다.

지난 3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이 전분기보다 0.1% 증가하며 간신히 역성장을 면했기 때문인데요. 한은이 이렇게 경제성장률 전망을 내렸다는 건 뚜렷한 경기 하강을 인정했다는 뜻입니다.

금리를 낮춰 경기 부양에 힘을 싣겠다는 건데요.

쉽게 말하면 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돈을 풀어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라도 살려야 한국 경제의 하강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그만큼 수출과 내수부진이 심각한 거군요.

[기자]

이번 조정으로 내년 경제성장 전망은 1%대까지 내려왔는데, 이건 잠재성장률 2%보다 더 낮은 수준입니다.

주요 국제 투자은행(IB)들 시각도 비슷합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성장률 전망을 2.2%에서 1.8%로 하향 조정했고, 모건스탠리(기존 2.0%)와 노무라(1.9%), JP모건(1.8%)은 더 아래인 1.7%까지 낮췄습니다.

[앵커]

금리를 내리면 내수에는 긍정적일 거 같은데 수출과는 어떤 관련이 있습니까?

총재는 수출이 부진해서 경제성장률을 내렸다고 했는데.

[기자]

직접적인 인과관계에서 조금 의문이 제기되죠.

안그래도 조금전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왔는데, "금리인하의 타깃은 수출제고가 아니다", 다만 수출이 내수로 전파되는 온기를 고려했을 때 금리를 내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총재는 에둘러서 얘기했습니다.

[앵커]

그럼 반대로, 그럼에도 이번에 금리를 묶을 거란 전망이 시장에서 우세했던 이유는 뭡니까?

[기자]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먼저는 최근 불안한 환율 때문입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선 이후 미국 물가·금리 상승 기대 등을 업고 뛰기 시작했죠.

지난 13일 장중 1,410원 선을 넘어 2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더니, 이후에도 크게 내리지 않고 1400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추가로 낮아지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서 환율이 1400원대서 아예 굳어질 가능성도 있거든요.

그래서 금통위가 쉽게 금리 인하를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오전에 금리 인하 결정 이후 환율은 오름세인데요. 전장보다 6원 내린 1391원으로 출발해 1390원 초반대를 맴돌던 원달러 환율은, 한은의 금리 인하 발표 직후 1396.1원까지 급등했습니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을 기점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인데 앞으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도 부담이고요.

[기자]

미국이 서두르지 않는데, 한은만 인하에 속도를 내면 기준금리 격차(현 1.50% p)가 더 벌어져서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만 커질 수 있는데요. 미국(4.50~4.75%)과 금리 차이가 1.50% p에서 1.75% p에서 다시 벌어진 점도 부담입니다.

원론적으로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을 크게 밑돌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앵커]

집값에는 어떨까요?

[기자]

역시 부작용이 우려되는 부분인데,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사실 한은은 올 들어 기준금리 결정 이벤트마다 집값 얘기를 빼놓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인하 당시 "금융통화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뒤에도 기준금리를 3.25%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통화 완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던 것도, 바로 지난달 금리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겠다란 뜻이었는데요.

이번 통방문 보면 "가계대출은 계절적 요인 등으로 증가규모가 소폭 확대되었지만 거시건전성정책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당분간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쓰였습니다.

당분간 둔화에 무게를 싣는 발언인데, 올해 3분기 크게 뛰었다가 4분기 들어 다소 진정된 가계부채와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이번 연속 금리 인하에 다시 자극받는지 여부도 면밀히 살펴봐야 하는 대목입니다.

[앵커]

끝으로, 이제 올해 기준금리 결정 이벤트는 끝났고, 앞으로 전망은 어떨까요?

[기자]

네, 추가 인하도 시사했는데요.

향후 3개월 금리 가이던스를 보면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이 추가 인하를 시사했고, 나머지 절반은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습니다.

한 달 만에 분위기가 크게 바뀐건데요.

지난달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향후 3개월 뒤에도 기준금리 3.25%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금통위 내부 여론 지형이 바뀐 셈입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번 금리인하로 효과에 대해, 기준금리를 0.25%p 낮추면 성장률은 0.07%p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앵커]

안지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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