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이제 바이오시밀러 회사 아냐"
SBS Biz 이광호
입력2024.11.27 17:44
수정2024.11.27 18:11
서정진 회장은 오늘(27일) 홍콩에서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를 열고 "이제 투자자들이 셀트리온을 바이오시밀러 전문회사로 보지 않아 주기 바란다"며 "어떤 제약회사보다 탄탄한 제품을 갖고 있고 현재와 미래의 준비가 잘 된 회사"라고 강조했습니다.
"짐펜트라 출시…6개 신약 개발중"
서 회장은 미국에서 신약으로 출시된 '짐펜트라'를 내세웠습니다. 이 약은 얀센이 원본약으로 출시한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와 같은 성분인데, 정맥주사 방식의 치료제를 피하주사로 바꿔 미국에서 신약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미국을 제외한 곳에는 '램시마SC'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내년 목표 매출은 램시마SC가 7천300억원, 짐펜트라가 약 7천억원으로 제시됐습니다. 서 회장은 "회사 내부적으로는 조금 더 힘을 내서 짐펜트라 매출 1조원 정도를 달성해 보자고 목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회사 전체적으로는 올해 약속했던 매출 3조5천억원은 달성할 것으로 보이고, 내년에는 5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램시마 1조원, 트룩시마 4천억원, 나머지 제품에서 2천억~3천억원의 매출이 나올 것으로 서 회장은 예상했습니다.
짐펜트라의 미국 실제 출시가 늦어진 점에 대해선 보험회사와의 협상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서 회장은 "제품을 작년에 출시하고 올 4월에 3대 PBM 중 한 곳과 보험 계약을 맺었다"면서 "그러면 나머지 계약은 다 자동으로 이뤄질 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가격 협상에 난항이 있었고, 7월과 10월 들어서야 나머지 두 곳과 각각 계약이 완료되면서 기존 예상보다 4개월 정도 시작 시점이 늦어졌다는 게 서 회장의 설명입니다.
짐펜트라가 특히 많이 쓰이는 분야는 염증성 장질환(IBD)입니다.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궤양성 대장염(UC)와 장에 구멍이 뚫리는 종류의 크론병(CD)로 나뉩니다. 서 회장은 "크론병 중 절반은 램시마나 짐펜트라를 쓸 수밖에 없고, 그 다음에 쓰는 게 우스테키누맙(스텔라라)나 구셀쿠맙 혹은 베돌리주맙 등이다"라며 "이들 제품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들 약을 섞은 '칵테일 단일 주사제'를 개발하고, 경쟁사에 없는 신약도 같이 연구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 외 신약 파이프라인으로는 ADC 제품과 다중항체 제품들이 소개됐습니다. 현재 개발되는 6개 파이프라인 중 일부 제품(CT-P70, CT-P71)은 동물실험의 초기 결과를 발표했고, 내년 JP모건 콘퍼런스에서 자세한 데이터를 공개할 계획입니다. 서 회장은 "6개 중 2개 정도는 성공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CDMO, 2028년부터 매출 기여"
서 회장은 세계 1위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스위스 론자를 경쟁사로 삼아, CDMO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의 100% 자회사로 12월에 법인이 출범할 것"이라며 "내년 1월부터는 한국에서 초기 20만ℓ를 목표로 생산시설 착공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 외 미국과 유럽, 인도 등에도 연구소를 만들어 박사급 연구원을 충원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오는 2028년부터는 매출이나 이익에 기여가 시작될 것이라는 게 서 회장의 관측입니다.
이를 위한 투자 자금으로 1조5천억원을 제시했는데, 10만리터 설비에 약 7천억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게 서 회장의 설명입니다. 회사 내부 자금으로만 활용하는데, 재원은 셀트리온이 보유한 자사주가 됩니다. 서 회장은 "현재 셀트리온이 보유한 자사주 지분이 약 5%인데, 이 중 25%를 연내 소각하고 나머지 75%를 재원으로 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업 분야로는 기본적인 항체에 더해 mRNA 등 백신 기술,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에 더해 SC제형 변경 기술과 경구용 제형변경 기술까지 제공할 계획이라고 서 회장은 설명했습니다. 서 회장은 "여러 회사가 보유한 기술력을 서비스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래서 작년에 결정이 이뤄졌고, 올 9월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관심을 모았던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 재시도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서 회장은 "올해 셀트리온 주주들에게 설문한 결과 주주들이 두 회사 가치의 차이를 심하게 문제삼았다"며 "셀트리온의 주주들이 동의할 정도의 가치가 셀트리온제약에 생기기 전까진 그 이슈를 다시 거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 초 어떻게 셀트리온제약에 투자를 벌여 사업구조를 건실하게 바꿀지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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