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이랜드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상위 88개 대기업 그룹 가운데 3번째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88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지난해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의 국내계열사 간 거래 비중은 23.5%로 전년(15%)보다 8.5%p 증가했습니다.

이는 88개 기업집단 가운데 셀트리온과 대방건설에 이어 3번째, 유통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집단 가운데에선 최고 증가율입니다. 88개 전체 기업집단의 내부거래 평균은 12.8%입니다.

이랜드는 2022년 이랜드리테일의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이랜드킴스클럽과 이랜드글로벌이라는 자회사를 만들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커졌습니다. 

존속회사 이랜드리테일은 신설 자회사들의 지분을 보유한 중간지주회사로, 지난해 매출 6293억원 가운데 16.6%인 1047억원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서 나왔습니다. 이랜드킴스클럽에서 514억원, 이랜드글로벌에서 275억원, 이랜드이츠 167억원, 이랜드월드 77억원 등입니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에 처음 지정된 소노인터내셔널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도 전체 평균의 2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노인터내셔널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24.5%로,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된 7개 대기업(현대해상화재보험, 영원, 대신증권, 하이브, 소노인터내셔널, 원익, 파라다이스)의 평균 4.8%과 비교하면 5배에 달합니다.

대명소노그룹은 지주사이자 핵심 사업인 호텔·리조트 부문을 영위하고 있는 소노인터내셔널을 중심으로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대명건설의 지난해 매출 1974억 중 절반 이상인 1075억원이 소노인터내셔널을 통해 발생했습니다.

박춘희 명예회장의 1남 2녀 중 막내인 서지영 대표가 운영하는 민기(건물·주차관리)도 내부거래 비중이 25.5%로 높았지만 내부거래 금액은 15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았습니다.

소노인터내셔널이 지분 100%를 소유한 소노에스테이트서비스와 소노파트너스는 지난해 매출 100%가 계열사 간 내부거래로 발생했습니다. 소노에스테이트서비스와 소노파트너스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861억원, 219억원입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수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나 해당 기업이 지분 50% 이상을 가진 자회사의 연간 내부거래액이 200억 이상일 경우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적용할 경우 소노인터내셔널의 경우 대명건설과 소노에스테이트서비스, 소노파트너스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높은 내부거래 비중으로 지적을 받아 온 농심은 내부거래 비중이 소폭 줄었습니다.

농심의 국내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2.7%로 전년(13.3%) 대비 약 0.7%p 감소했습니다.

그룹 총 매출이 늘어난 데 반해 전체 내부거래액은 소폭 감소하면서 비중이 줄었습니다.

다만 농심의 자산총액 규모가 전체 대기업 집단 88개 중 80위인데 비해 내부거래 비중은 23위로 계열사 간 거래는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부거래액의 대부분은 비상장 법인 대상 거래로 농심의 자금이 15여개 국내 계열 법인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입니다.

최다 거래 대상 법인은 조미료 및 식품 첨가물 제조 자회사인 농심태경입니다.

지난해 스프와 후레이크 매입 건을 명목으로 총 2421억원을 농심태경에 지급했습니다.

율촌화학은 지난해 매출의 37.8%에 달하는 1487억원을, 엔디에스는 24.8%인 384억원을 내부거래로 달성했습니다. 

전일운수는 매출 중 243억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했는데, 이는 전체 매출의 95.4%에 달합니다.

비상장 법인들은 대개 총수 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엔디에스의 경우 41.3%가 총수일가 지분이며, 전일운수의 총수 일가 지분은 100%입니다.

신춘호 농심 창업주의 삼형제 신동원 농심 회장,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이 차례로 15.24%, 11.75%, 14.29%씩 엔디에스 지분을 보유 중입니다.

전일운수는 신동원 회장의 외삼촌인 김정수씨와 그의 가족이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한편 공정위 관계자는 "부당한 내부거래인지 여부는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뿐만 아니라 거래당사자, 거래당사자가 처한 상황, 구체적 거래 조건, 거래 기간, 경제상 이익,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사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금액만으로는 부당 내부거래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면서도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 대해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부당한 내부거래에 대한 감시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