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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예금자 보호 한도를 현행 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데 합의한 가운데 내년 중에 개정안이 시행될 전망입니다.

예금자 보호 한도가 오르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자금 쏠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감안해 내년 중으로 시행하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시행 시기는 금융당국에 재량권을 부여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오늘(25일) 국회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열고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논의합니다.

여야가 지난 13일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입니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지난 2001년부터 각 금융기관당 5천만원 한도에 머물러있던 예금 보호액이 1억원으로 상향됩니다.

이후 초점은 시행 시기 등에 맞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예금자 보호 한도를 올리기 위해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총 8개로 2개가 '공포 후 즉시', 5개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 1개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을 시행 시기로 정하고 있습니다.

여야 모두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 필요성에 공감하는 만큼 시행 시기를 많이 늦추진 않겠다는 분위기가 우세합니다.

최근 증시 급락·환율 급등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융 소비자 불안을 완화하고 시장 내 심리적 안정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측면도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 시행 시기를 '공포 후 1년 이내'로 정하되 구체적인 날짜는 대통령령(시행령)에 위임하는 방식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무위 관계자는 "법안소위를 열어 봐야 하겠지만 대통령령에 구체적인 시기를 위임하는 방식으로 가닥이 잡힐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을 조금 봐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 불안 요인들이 여전하고 저축은행 건전성 우려도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1년 범위 내 대통령령으로 시기를 정할 경우 시장 상황을 감안할 수 있다는 점을 국회에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융당국은 보호 한도를 올리는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상향 시 은행권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으로 자금 쏠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왔습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공개한 연구 용역 결과에 따르면 보호 한도를 1억원으로 올리면 저축은행 예금은 약 16~25%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이동 자금은 은행 예금의 1% 수준으로 전체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저축은행 업권 내 과도한 수신 경쟁이 벌어질 경우 일부 소형사에는 충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보고서에 포함됐습니다.

개정안에 정확한 시기를 담거나 금융당국에 일부 재량권을 부여하더라도 개정안 시행은 '1년 이내'가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 보호 한도 상향은 내년 중에는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지 않는 상호금융업권도 새마을금고법, 농협협동조합법, 신용협동조합법 등 개별법 개정안을 통해 예금자 보호 한도 수준과 시기를 예금자보호법과 동일하게 맞추는 작업도 뒤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논의와 함께 시장 위기 시 금융사를 선제 지원할 수 있는 '금융안정계정' 도입도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트럼프 2기를 앞두고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따른 시장 쏠림 변수까지 가세할 경우 일부 금융사에 유동성 위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금융안정계정 도입 시 정부 재정 투입 없이 예금보험공사 내 기금(금융권이 조성한 기금 적립금·보증료 수입 등)을 활용해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거나 자본 확충이 필요한 금융사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수 있게 됩니다.

금융당국과 예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지급 보증 가능 규모는 최대 124조원입니다.

금융당국과 예보는 금융안정계정과 함께 한국은행의 대출 등 여러 시장안정 조치가 함께 시행될 경우 조기 시장안정을 크게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