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정부, 고려아연 '하이니켈 전구체' 국가핵심기술로 인정

SBS Biz 이정민
입력2024.11.18 08:08
수정2024.11.18 08:11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고려아연이 가진 이차전지 양극재 핵심 원료인 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고 판정했습니다.

오늘(18일) 비철금속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려아연이 신청한 특정 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고 확인 통보했습니다.

국가핵심기술은 '해외 유출될 경우 국가 안전보장 및 국민 경제의 발전에 중대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로서 정부가 특별 관리합니다.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은 경제안보상 이유로 정부 승인이 있어야 외국 기업에 인수될 수 있습니다.

고려아연은 MBK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던 지난 9월 24일, 산업부에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인정해 달라고 전격 신청했습니다.

고려아연과 MKB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놓고 의결권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인 가운데 고려아연은 이를 '국가기간 기업 보호' 명분을 강화하는 논거로 활용할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중국 등 외국에 자사가 매각되기 어렵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재매각을 통한 이익 실현을 추구하는 사모펀드 MBK의 사업 구상에 타격을 가하는 한편,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을 뒷받침하는 핵심 국가기간 기업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의 행보라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고려아연이 가진 이차전지 전구체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돼 정부는 향후 외국 기업에 의한 인수합병을 승인할 권한을 갖게 됐습니다.

다만 고려아연 보유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됐다고 MBK연합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가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MBK파트너스는 자사를 '한국 토종 사모펀드'로 규정하면서 일각에서 자신들을 '중국계 자본'으로 '마타도어(흑색선전)'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MBK가 고려아연 공개 매수에 활용한 바이아웃 6호 펀드에서 중국계 자본 비중은 5% 안팎입니다.

다만 MBK의 부인에도 만일 향후 국내가 아닌 중국 등 해외로 재매각을 해 이익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어려움이 따를 수 있습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이르면 연말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 대결로 판가름 날 전망입니다.

현재 MBK·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9.83%입니다. 

최윤범 회장과 우호 지분으로 추정되는 약 34.65%보다 5% 포인트 이상 앞서가고 있지만 양측 모두 과반 지분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시장에서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7.48%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 등 '제3지대' 주주들의 표심이 고려아연 경영권 다툼의 향배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의 이번 결정이 현 지분 구조상 상대적 열세에 처한 고려아연이 일반 주주 지지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임시주총에서 고려아연의 경영권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려주실 캐스팅 보트는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기관투자자, 소액주주 분들"이라며 "저희의 경쟁 대상이 MBK와 영풍이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싸움"이라고 말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이정민다른기사
우리은행, 일부 비대면 주담대 갈아타기 무기한 판매 중단
올해 하이브리드차 등록 역대 최다…LPG차는 경유차 제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