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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40% '비혼 출산 가능'…"인식 변화 발맞춘 정책 지원 있어야"

SBS Biz 이정민
입력2024.11.17 11:23
수정2024.11.17 11:30

20대 청년 40%는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결혼해야 한다'는 인식은 옅어졌지만, 비혼 출산에는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실제 비혼 출생아 비중도 늘고 있지만, 이런 변화에 발맞춘 정책적 움직임은 여전히 더딥니다.

통계청 '2024년 사회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0∼29세 중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42.8%에 이르렀습니다.

2014년 30.3%가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과 비교하면 10년 새 12.5%p 증가했습니다.

'약간 동의한다'는 응답은 2014년 24.6%에서 올해 28.6%로 소폭 증가했지만,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응답은 5.7%에서 14.2%로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강한 부정'인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응답은 2014년 34.9%에서 올해 22.2%로 줄었습니다.

한편 20대 중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또는 '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비율은 2014년 51.2%에서 2024년 39.7%로 감소했습니다..

인식 변화와 더불어 실제 비혼 출산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출생통계에서 혼인 외의 출생아는 1만900명으로, 전년보다 1천100명 늘었다.

전체 출생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였다. 전년보다 0.8%p 늘면서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혼인 외 출생아는 2020년 6천900명, 2021년 7천700명, 2022년 9천800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대부분의 출산·양육 지원 정책들이 '결혼한 부부'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비혼 출산은 '정책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 저출산고령위원회는 지난 6월과 7월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내놓으며 "비혼 출산 등 가족 다양성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살펴보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비혼 출산에 대한 제도적 지원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저출산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비혼 출생 비율은 프랑스 62.2%, 영국 49.0%, 미국 41.2%, 호주 36.5% 등으로 대부분이 한국을 크게 웃돈다.

김영철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인구정책으로서의 비혼 출산' 연구에서 "만약 한국 OECD 평균 수준의 혼외 출생률을 보인다면 합계출산율은 1.55명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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