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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 헐고 마통 뚫어…美 주식·코인에 쏠린다

SBS Biz 이정민
입력2024.11.17 10:19
수정2024.11.17 10:19

미국 대선 이후 은행 예금에 묶여 있던 개인 자금이 대거 투자 자산, 특히 미국 주식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도 '트럼프 테마'를 타고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예적금 줄고, '마이너스 통장' 잔액 늘고
은행 예금에서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오늘(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4일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총 587조6천455억원으로 지난달 31일(597조7천543억원)보다 1.7% 줄었습니다.

이 예금 잔액이 불과 10영업일 만에 10조원 넘게 급감한 것은 그만큼 은행 예금주들이 적극적으로 돈을 인출해 투자에 나섰다는 의미다.

은행 적금을 깨거나 빚을 내 급전을 마련하는 움직임도 나타납니다.

5대 은행의 적금 잔액은 지난달 말 총 38조9천176억원에서 이달 14일 38조1천305억원으로 7천871억원(2.0%) 줄어 요구불예금보다 감소율이 높았습니다.

반대로 5대 은행의 신용한도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총 38조8천657억원에서 39조6천179억원으로 7천523억원(1.9%) 늘었습니다.

특히 일부 은행에서는 케이뱅크로 뭉칫돈이 이체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 중인 인터넷 전문은행입니다.

기업들이 연말 재무 관리를 강화하면서 요구불예금이 감소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美 주식·코인에 몰린다…"고수익 추구 뚜렷"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주식 규모가 엿새째 1천억달러를 웃돌고 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1천억7천900만달러 규모로 집계됐습니다.

미 대선 직후인 지난 7일 사상 처음으로 1천억원을 넘었고, 11일 1천35억1천만달러로 역대 최고액을 경신한 뒤 다소 주춤했지만 여전히 장기 평균 대비 크게 높은 수준입니다.

국내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말 50조5천866억원에서 이달 6일 49조8천900억원으로 줄었다가 14일 52조9천552억원으로 다시 늘었습니다.

미 대선 직후 자금이 이탈했고, 코스피 급락에 저가 매수세가 돌아온 것으로 분석됩니다.

가상자산 시장은 이른바 '불장'입니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16일 오후 6시 기준 24시간 거래 규모는 15조원대로 집계됐습니다.

1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3일 미국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9만3천482달러, 업비트에서 1억3천104만1천원으로 각각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현재 소폭 하락한 상태입니다.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자산 이동이 빨라졌다"며 "이런 흐름이 트럼프 당선을 계기로 더 분명해지면서 투자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은 분위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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