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담] 당국, 장기임대주택 '당근책'...정작 보험사는 '시큰둥'
SBS Biz 엄하은
입력2024.11.15 15:01
수정2024.11.16 08:00
앞으로는 보험사 등 금융사도 장기임대주택 사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임대주택 공급과 금융사의 장기 수익 수단을 확보하겠단 것이 당국의 계획이지만, 정작 보험업계는 사업 진출에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부동산 PF 제도 개선 방안'에 따르면 자본력을 갖춘 금융사가 임대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이 낮아집니다.
이에 따라 은행·보험사는 자회사를 소유한 형태로 장기임대주택 사업이 가능합니다. 법인인 장기임대주택사업자의 지분 15% 이상 소유가 허용되며, 펀드 등 간접투자 등을 이용해 관련 사업 진출도 가능해집니다.
앞서 지난 8월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장기임대주택 직접 보유를 통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법령해석을 명확화 한 바 있습니다.
뛰어든 생보사 '0곳'…"수익성 낮아"
하지만 아직까지 장기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든 생명보험사는 없습니다.
보험업계가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수익률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임대주택 사업의 경우 현금 유동화가 어려워지고 연간 수익률이 낮아 사업성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주택임대업은 장기 보유와 운영에 따른 높은 투자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주택 가격 대비 수익률은 낮습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2월 아파트 평균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66.9%, 전·월세전환율은 6.2%로 집계됐고 각종 세금과 비용을 무시한 평균 임대수익률은 4.1%에 불과했습니다.
최성일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사 입장에선 기본적으로 임대수익과 함께 매매차익을 기대하고 부동산 투자를 한다"라면서 "분양을 통해 일정 기간 내 투자원금 회수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투자대상으로 삼기 어렵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보험사의 부동산 관련 전문성도 '물음표'
국내 보험사의 부동산 관련 전문성이 떨어져 사업을 시작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 내 부동산 전문가는 드물다"면서 "부동산에 대한 보험사의 경험치 부족은 수익화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험사가 보유한 부동산 비중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사 총 자산에서 보유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3월 말 9.4% 정점에서 지속 하락해 지난해 11월 말 1.4% 에 그쳤습니다.
부동산 임대 사업에 적극적인 주요국 보험사의 경우에도 임대주택을 포함한 투자 부동산을 직접 보유하는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AXA·Metlife·알리안츠 3개 보험사가 투자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총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4.6% 안팎이었습니다.
금융당국의 킥스 비율 조정 관련 당근책도 통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 관련 장기임대주택 위험계수가 기존 25%에서 20%로 낮아지지만 업계 반응은 미지근합니다. 킥스 비율 하락 정도가 유의미하지 않고, 애초에 자본력이 있는 대형사만 임대주택 사업이 가능해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제도라는 겁니다.
최성일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 중심의 기업형 민간주택임대업에 대한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면서 "보험회사의 자회사 설립과 파일럿 사업을 통해 성공사례 등을 축적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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