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달러·비트코인·테슬라↑…'트럼프 랠리' 언제까지?

SBS Biz 이한나
입력2024.11.15 10:44
수정2024.11.15 11:09

[앵커]

미국 대선 이후 뉴욕과 서울의 금융시장 분위기는 극과 극입니다.

미국 증시는 주 후반으로 갈수록 열기가 다소 식기는 했지만 여전히 '온탕', 한국 증시는 꽁꽁 얼어붙은 '냉탕'인데요.

우리 입장에서 봤을 때, 트럼프의 승리는 결과적으로 대형 악재, 반대로 미국에게는 초대형 호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미국 주식과 코인 시장은 블랙홀처럼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데요.

이 상황에 대한 월가 분석, 이한나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우리에게 민감한 달러 흐름부터 보죠.

이번 주 환율이 큰 폭으로 올랐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지시간 13일 기준 주요 6개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6선 위에 안착하면서 장중 1년 만의 최고치로 올라섰습니다.

이렇게 강달러 흐름이 기세를 더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10원을 넘어서기도 했는데요.

장중 1,410원선 돌파는 지난 2022년 11월 7일 이후 2년여 만입니다.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도 연일 추락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3일 유로·달러 환율은 한때 1유로당 1.0555달러까지 떨어져 작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는데요.

RBC블루베이자산운용은 "미국 공화당의 상·하원 싹쓸이가 아직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트럼프가 매우 매파적일 경우 1유로와 1달러 가치가 동등해지는 패리티가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고요.

도이체방크는 "유럽과 중국의 대응정책 없이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전면적이고 신속하게 시행되면 유로화가 0.95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앵커]

패리티 붕괴 전망까지 나오는군요.

그렇다면 이 같은 강달러 기조를 부추기는 요인은 무엇이고,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기자]

달러화 강세의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입니다.

경제학자들은 예정대로 최대 20%의 '보편 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입물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면서 미 연준의 금리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고요.

이에 따라 국채금리는 계속 치솟고, 달러 역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UBS는 "현재 시장은 트럼프 2기 임기의 영향, 특히 관세 인상 등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결국 달러 강세는 트럼프가 관세 부과를 얼마나 빨리 실제 행동으로 옮기느냐에 달려있는데요.

도이체방크는 "불확실성은 여전히 매우 높고, 이제 정책 변화의 규모와 속도에 달려 있을 것"이라면서 "유럽이나 중국의 상응하는 보복조치 없이 트럼프 관세부과가 완전히 그리고 빠르게 시행된다면 달러가치는 보다 빠르게 오를 수 있다" 고 전망했습니다.

JP모건의 경우는 공식적인 관세 발표가 없더라도 트럼프 당선에 따른 충격만으로도 달러가 한동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트럼프 정책 시행시기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달러화 경로가 일직선으로 갈 것 같지 않지만, 향후 몇 달간 달러 가치가 7%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가상자산 시장은 이번 주 내내 강세였어요.

특히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찍었죠?

[기자]

비트코인은 미국 현지시간 13일, 장중 9만 3천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대선이 치러진 지난 5일 오전까지만 해도 7만 달러선을 밑돌았던 비트코인은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부터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는데요.

9만 3천 달러까지 터치했으니까, 불과 일주일 만에 30% 넘게 폭등한 겁니다.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던 바이든 정부와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우호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데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로도 자금이 계속 몰렸습니다.

씨티은행은 "미 대선 이후 현물 ETF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며 "대선 이후 이틀간 비트코인 ETF와 이더리움 ETF의 순 유입액은 각각 20억 1천만 달러와 1억 3천200만 달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흐름이 계속 갈까요?

[기자]

당장은 장밋빛 전망이 대세입니다.

조만간 10만 달러 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스탠다드차타드는 비트코인 옵션 만기일인 12월 27일을 앞두고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에 도달하고, 내년 1월 트럼프의 취임 전까지는 12만 5천 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비트코인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기 때문에 내년에는 20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도 높은데요.

베팅플랫폼 '칼시' 이용자의 60%는 '내년 1월 이전에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에 베팅했고요.

'이달 중 10만 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베팅한 이용자도 45%에 달했습니다.

다만 가상자산의 앞날에는 트럼프 변수가 호재이면서 동시에 악재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이 들고 나온 보편 관세 부과와 대규모 감세 등은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비트코인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실물이 없는 코인 시장이기 때문에 일단 섣부른 추격매수는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뉴욕증시 흐름도 전망해 보죠.

일단 테슬라 주가가 궁금합니다?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럼프에 올인했고, 결과적으로 베팅에 성공하면서 테슬라의 주가가 수직 상승했죠.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에 실제로 지명되면서 주요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에서 테슬라 주가가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을 얻었는데요.

테슬라 주가는 지난 6일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11일까지 4 거래일 간 무려 40% 가까이 폭등했습니다.

하지만 5 거래일째로 접어들자 하락세로 돌아섰고, 트럼프 정권 인수팀이 IRA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목요일장에선 5% 넘게 급락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단기간에 폭등했던 테슬라 주가가 숨 고르기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배런스는 "나무가 하늘까지 자라지는 않는다"며 "어떤 종목도 끊임없이 오르지는 않는다"고 짚었습니다.

[앵커]

단기적인 조정이라는 건가요?

[기자]

누빈자산운용은 "주가가 일종의 따라잡기 효과로 반등한 것"이라며 "당분간 주가가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봤습니다.

여기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모틀리풀은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 PER이 133.8에 달한다며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속한 기업 중 가장 비싼 주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모틀리풀은 테슬라가 자율주행을 목표로 개발 중인 소프트웨어 FSD 관련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로보택시 사업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때까지는 수익이 발생하기 어렵다면서 "현재의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정당화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의 미래를 믿더라도 테슬라에 투자하기 전에 가파른 하락을 기다리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기업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군요.

이한나 기자, 잘 들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이한나다른기사
달러·비트코인·테슬라↑…'트럼프 랠리' 언제까지?
파월 신중론에 식은 기대감…"내년 미국 금리 동결" 전망도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