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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뒤집혔다…'석유공룡' 셸, '탄소 감축 불복' 항소심 승소

SBS Biz 임선우
입력2024.11.13 04:32
수정2024.11.13 05:46


'석유공룡' 셸이 '탄소배출 의무 감축' 명령에 불복해 제기한 항소심에서 승소했습니다. 

현지시간 12일 CNBC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네덜란드 고등법원은 이날 2030년까지 셸이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5% 감축해야 한다고 판결한 원심을 뒤집고 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원은 셸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기후 변화를 막을 '주의 의무'(duty of care)가 있다면서도 개별 기업에 대한 탄소 배출량 감축 명령은 법원이 내릴 수 없으며 국가 정부만 할 수 있다는 셸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재판부는 기후 과학계의 탄소배출 감축 주장을 언급하며 "(과학계 주장에서) 개별 회사 및 특정 부문에 대한 구체적인 탄소 배출 감축 비율이 제시된 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원심판결로 고객들이 셸 제품보다 더 오염이 심한 제품으로 전환해 오히려 기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셸의 변론도 인정했습니다.

앞서 원심은 셸에 자체적인 탄소 배출량뿐 아니라 고객사가 셸의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배출량도 줄여야 한다고 명시한 바 있습니다.

2019년 환경단체인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 네덜란드 지부가 주도한 소송은 2021년 원심에서 셸에 탄소 감축을 의무화하는 판결을 끌어내 '기념비적 판례'로 평가됐습니다.

실제로 당시 판결 이후 비영리 환경단체들이 엑손 모빌, 토탈에너지 등 거대 에너지 기업을 상대로 유사 소송이 뒤따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3년 만에 법원 판결이 뒤집히면서 마찬가지로 유사 사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날 판결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진행 중인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전날 막을 올린 COP29는 '화석 연료의 미래'를 총회 의제에서 얼마나 중점적으로 다룰지를 둘러싸고 참가국 간 입장이 엇갈리면서 개막 절차가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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