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페타시스 올빼미 공시로 뭇매…"밸류업에 찬물"
SBS Biz 조슬기
입력2024.11.11 18:25
수정2024.11.12 07:25
이수그룹 계열사인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 이수페타시스가 주력 사업과 무관한 기업 인수를 위한 5천억 원대 유상증자 소식과 올빼매 공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2차전지 소재 기업 인수를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회사 주가는 불과 하루 사이에 20% 넘는 급락세를 연출했습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지난주 금요일보다 22.68% 떨어진 2만4천5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장중에는 23.62% 하락한 2만4천250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8일 5천500억 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이 가운데 2천998억 원을 제이오 주식과 전환사채(CB) 인수에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8일 종가 기준 이수페타시스 시가총액(2조80억원)의 27.3%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특히, 유상증자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과정에서 지난 8일 오전 9시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를 결정했음에도 '올빼미 공시'로 투자자들에게 알린 점이 논란을 키웠습니다.
앞서 오후 5시 4천억 원을 투자해 신규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공시를 올린 뒤 시간 외 거래 시간인 오후 5시 47분 제이오가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을 공시한 이후 시간 외 거래도 끝난 오후 6시 44분에서야 유상증자를 알렸기 때문입니다.
연이은 호재성 공시에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오름세를 탔고 이에 주식을 매입한 주주들이 적지 않았지만 곧바로 대규모 유증 악재 공시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져버렸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난달 말 이수페타시스가 일각에서 제기된 유상증자 가능성을 일축했던 사실이 부각되면서 투자자 불신을 더욱 키웠습니다.
또한 이수페타시스가 최근 발표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웠다는 원성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증권가도 불과 열흘 만에 대규모 유상증자가 결정된 데다 AI 인프라와는 사업적 관련성이 낮은 탄소나노튜브 제조사 제이오를 인수하는 것에 의문을 표했습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수페타시스의 주주는 AI 기반 고다층기판(MLB)의 고성장을 공유하기 위한 투자자이지 2차전지 투자자가 아니다"면서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제이오 인수 의사 결정에 대한 구체적인 배경과 검토 내용, 중장기 제이오의 성장성에 대한 구체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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