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맡는 정부효율위, '규제 철폐' 메스 대나
SBS Biz 지웅배
입력2024.11.07 05:40
수정2024.11.07 05:45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선 승리에 따라 그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맡기겠다고 공언한 '정부효율위원회'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8월 하순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머스크를 정부 자문역으로 기용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그가 일부 '지방'(정부 내 비효율성 비유적 표현)을 제거하는 데 관여하고 싶어 한다"고 처음 언급했습니다. 이후 9월 초순에는 공개 연설에서 "연방 정부 전체의 재정 및 성과에 대한 감사를 수행하고 과감한 개혁 권고안을 제시하는 정부효율위원회를 만들 것"이라면서 머스크가 해당 위원회를 맡기로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트럼프와 머스크가 함께 구상한 정부효율위는 연방 정부 각 부처의 회계 장부를 샅샅이 훑어 예산 낭비성 프로그램에 대한 재정 지출을 삭감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구상은 기존의 바이든-해리스 정부에서 방만하게 운영해 온 정부 재정집행 실태를 들춰내겠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머스크는 이달 들어 대선을 앞두고 진행한 트럼프 지원 유세에서 향후 운영하고자 하는 정부 개혁 기구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하며 그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머스크는 트럼프가 당초 정부효율위원회(government efficiency commission)로 지칭한 이 기구를 자신이 띄워온 가상화폐(코인) '도지'(doge)와 축약어가 같은 명칭인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로 바꿔 부르면서 자기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유세에서 미 연방정부의 예산을 기존 규모(6조7천500억달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2조달러 이상 삭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부효율부가 그것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 위원장인 억만장자 사업가 하워드 러트닉도 함께했으며, 러트닉은 머스크에게 "정부 예산을 얼마나 찢어버릴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이런 두 사람의 문답은 이미 정부효율위의 활동에 관해 상당한 논의가 이뤄졌음을 시사했습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달 초 기사에서 "머스크는 이미 러트닉과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의 측근인 뉴트 깅리치 전 연방 하원의장은 "두 명의 매우 공격적인 기업가가 함께 해답을 찾게 될 것"이라며 "머스크는 어떤 일에도 시간을 끌지 않고, 하워드도 매우 비슷하다. 그들은 이미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고 WP에 말했습니다.
WP는 머스크가 테슬라 등 자신의 회사에서 한꺼번에 1만명이 넘는 인원을 감축한 것과 마찬가지로 연방 정부·기관의 총 200만명이 넘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해고의 칼날을 휘두를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정부 예산에는 각 업무와 관련된 인력과 조직을 운영하는 비용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또 그동안 머스크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 뉴럴링크 등 6개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정부 기관의 각종 규제를 받아 여러 사업에 속도를 내기 어려웠던 만큼, 관련 조직과 규제 절차를 축소하는 데 특히 역점을 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머스크는 지난 9월 연방항공청(FAA)이 스페이스X 로켓 발사 과정의 안전 규정 위반에 대해 벌금을 물리자 크게 반발하며 FAA 수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습니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로켓을 가능한 한 많이 발사하고 우주사업을 확대해 '화성 이주'의 꿈을 실현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그는 또 그동안 로켓을 만드는 것보다 관련 규제의 문턱을 넘기가 더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규제 철폐의 필요성을 거듭 촉구해 왔습니다.
자동차 안전 문제를 조사하고 규제하는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도 칼을 댈 수 있습니다. NHTSA는 지난달 테슬라의 첨단 주행보조 소프트웨어 FSD(Full Self Driving) 작동 중에 발생한 보행자 사망사고 등과 관련해 예비조사에 착수한 바 있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해 온 자율주행 기술 구현을 위해 관련 규제도 대폭 완화하는 조치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머스크는 지난달 23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운전자가 감독하지 않는 완전자율주행차가 주(州)별 규제를 벗어나 미국의 어느 도로든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연방 정부 차원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촉구하면서 "정부에 효율성 부서가 있다면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를 통해 연방 지출과 규제를 감사하는 역할을 약속받은 머스크는 이제 그 테이블에 앉게 돼 자신의 재정적 이익에 맞게 정책을 조정할 기회를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WSJ은 머스크의 엑스(X·옛 트위터) 인수 과정의 적법성을 조사해 온 증권거래위원회(SEC)나 엑스의 데이터 관리 관행 등에 대해 전방위 조사를 벌여온 연방거래위원회(FTC)도 머스크의 사정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SEC와 수년간 소송전을 벌여온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재판에서 "SEC의 요구가 선을 넘어 괴롭힘의 영역으로 들어섰다"고 주장했으며, 지난달 말 리나 칸 FTC 위원장에 대해서는 "곧 해고될 것"이라고 엑스에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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