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디데이…초접전 승부에 불복소송까지 가나
SBS Biz 지웅배
입력2024.11.05 05:03
수정2024.11.05 05:47
미국 제47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본투표가 현지시간 5일 오전 0시(한국시간 5일 오후 2시)부터 미국 전역에서 순차적으로 실시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11월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뒤 공화당 경선을 거쳐 세 번째로 대선에 도전하게 됩니다.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지난 7월 21일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자의반 타의반' 후보직 사퇴 이후 당내 경선없이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직을 이어받아 대권 도전에 나섰습니다.
두 후보가 차기 백악관 주인 자리를 두고 본격 대결한 기간은 바이든 대통령 사퇴일인 지난 7월 21일부터 계산하면 100여일 정도입니다.
본투표는 전통적으로 '자정 투표'를 해온 뉴햄프셔주 북부 작은 산간 마을 딕스빌노치 등에서 5일 0시에 가장 먼저 시작됩니다. 일반적인 투표 시간은 주별로 다르며 대부분 오전 5∼8시부터 투표를 시작해 오후 7∼9시 사이에 마감하게 됩니다.
진보 성향의 유색인종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과, 보수 색채가 강한 백인 남성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선 후보들보다도 뚜렷하게 대비되는 후보입니다. 이처럼 판이한 두 후보는 양극단으로 갈라진 지지층을 결집하면서, 역대 어느 선거보다 초박빙 대결을 펼쳐왔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통적인 미국식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 회복 및 수호, 여성 생식권(출산과 관련해 여성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 보호, 서민이나 중산층 경제 활성화 등을 내세우며 세 규합에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난과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 급증 등 바이든 정부 국정 난맥상을 거칠게 공격하면서 보수층뿐 아니라 생활고에 지친 유권자의 표심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왔습니다.
두 후보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놓고도 극명하게 다른 인식을 제시했습니다. '동맹'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 향후 한반도 정세가 격랑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이번 대선은 미 의회의 상·하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기 때문에 의회 권력 재편 여부도 관심을 모읍니다.
각종 여론조사 지표를 보면 해리스 부통령이 줄곧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던 판도에 변화의 조짐이 일면서, 지난달 중순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승세가 뚜렷이 나타나는 등 막판까지 대선 판세는 접전입니다. 경합주에서는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 있는 데다 지난달 말 양 진영 모두에서 '쓰레기' 발언 등 막말과 실언이 터져 나오면서 막판 표심의 향방을 가늠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투표가 마무리되더라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전 투표 유권자들이 크게 늘었다는 점도 개표 지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플로리다대학 선거연구소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으로 4일 오전11시 기준으로 전체 등록유권자 약 1억6천만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약 7천820만명이 사전투표를 마쳤습니다. 남부 선벨트 경합주인 애리조나의 경우 우편으로 사전 투표하는 유권자가 많아 개표 완료·집계까지 최장 13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일부 경합주의 경우 두 후보 간 격차가 0.5∼1.0% 미만이면 자동으로 재검표가 진행되거나 후보자 혹은 유권자의 요구에 따라 재검표를 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지연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밖에 재검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부정선거 주장이 또 나올 수도 있고, 패배한 후보 측에서 소송전을 벌일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승부가 결정되기 전에 승리 선언을 하거나, 자신이 패하는 결과가 나오면 또다시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적지 않습니다.
그는 이미 경합주 중에서도 선거인단 수 19명으로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 핵심 승부처가 된 펜실베이니아에서 일부 선거 절차를 '사기'라고 문제 삼으면서 소송을 제기했고, 이는 선거 불복을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도 우편을 통한 사전투표가 조작됐다고 주장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한 뒤 불복을 선언하고 저항을 선동, 결국 2021년 1월 6일 극렬 지지자들이 미 의회 의사당에 난입해 점거하는 폭력 사태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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