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결국 폐기 수순…증권가·동학개미 일제히 환영
SBS Biz 조슬기
입력2024.11.04 11:57
수정2024.11.04 14:11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동의한다고 밝히면서 증권업계는 물론 개인 투자자들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내비쳤습니다.
금투세 존폐 여부의 칼자루를 쥔 거대 야당의 이번 결정으로 국내 증시의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고 부진했던 지수가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4일 국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금투세를) 강행하는 것이 맞겠지만, 현재 주식 시장이 너무 어렵고 여기에 투자하고 기대고 있는 1천500만 주식 투자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이는 민주당이 지난달 4일 금투세 시행 여부 결정을 이 대표 등 당 지도부에게 위임한 지 한 달 만에 입장을 밝힌 것으로 당초 내년부터 금투세를 계획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뒤집었습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금투세 면제 한도를 5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리는 등 여러 제도를 고민했지만, 그걸로는 현재 증시가 가진 구조적 위험성과 취약성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부·여당이 정부 정책을 가지고 야당을 공격하는 정쟁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점도 문제였다"며 "금투세를 유예하거나 개선해 시행한다고 하면 끊임없이 정쟁의 대상이 될 것 같다"면서 금투세 유예가 아닌 폐지 결론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증시가 정상을 회복하고 기업의 자금조달, 국민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상법 개정을 포함한 입법과 증시 선진화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증권가는 이번 결정이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증시로의 자급 유입에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내비쳤습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증시 불확실성 해소의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그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금투세 때문에 투자 이민을 간다고 할 정도로 해외 증시로 자금이 유출됐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이런 분위기가 진정되고 국내 증시에 중장기적 투자 유인이 생겼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도 이 대표의 금투세 폐지 동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온라인 증권 게시판 등을 통해 이번 결정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상당수 개인 투자자들은 "늦었지만 잘한 결정", "애초부터 말도 안 되는 법안이었다", "1천400만 개미의 승리"라는 등 반응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이 금투세 폐지의 수혜가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닥이 유독 부진했었는데 금투세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코스닥 시장의 반등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발표로 자본시장의 중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침체된 자본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금투세는 주식과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와 관련해 발생한 일정 금액이 넘는 양도소득에 대해 20∼25%의 비율로 과세하는 제도입니다.
당초 2023년부터 시행하기로 여야가 합의했지만, 일반 주식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주식시장 침체가 우려돼 2025년 1월 시행하는 것으로 2년간 유예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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