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美 대선 D-1…재계 '빅샷'들의 선택은?

SBS Biz 임선우
입력2024.11.04 03:50
수정2024.11.04 05:45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해리스 부통령(좌)과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 두 후보 만큼이나 이들을 지지하는 재계 빗샷들의 시선에도 관심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특히 억만장자 확보 경쟁에선 해리스가 트럼프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경제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해리스와 트럼프를 지지하는 억만장자는 각각 81명, 52명으로 조사됐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억만장자는 순자산이 10억 달러(약1조4천억원)이 넘는 인물들로, 해리스는 트럼프의 정책이 억만장자들에게 유리하다고 비판하지만, 정작 억만장자들은 해리스 편에 서고 있습니다.

지지층간 특징을 키워드로 정리해보면, 해리스 측은 신흥부자, IT 부자, 여성 그리고 예술인으로 나타났고, 트럼프 진영은 전통부자, 부동산 부자, 남성, 그리고 건설, 에너지로 조사됐습니다.

'해리스' 신흥부자, IT 부자, 여성, 예술인

대선 판세가 초박빙으로 흐르면서, 그간 정치적 중립을 고수하며 침묵을 지키던 이들도 속속 전면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트프 창업자가 있습니다. 그간 정치적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는 기조를 깨고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민주당 슈퍼팩, 퓨처포워드에 비공식적으로 5천만 달러(약690억원)을 기부했습니다. 

게이츠는 "이번 선거는 다르다"고 말하면서 "미국과 전 세계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전례 없는 의미를 갖는다"며 "의료 서비스를 개선하고 빈곤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는 후보를 지지한다"고 해리스의 정책에 공감했습니다. 다만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기부 형태로 표명했습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도 해리스 편에 섰습니다. 

다이먼은 오랜 기간 민주당을 후원해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인데, 올해 초 트럼프의 정책을 높이 평가하면서 사실상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역시, 이달 초 자신의 SNS 계정에 다이먼 회장이 자신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리며 월가를 떠들썩하게 하기도 했지만, 다이먼은 사적인 자리에서 동료들에게 해리스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트럼프에 대해선 4년 전 대선 결과를 부정한 게 결격사유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가 승리할 경우 다이먼이 재무부 장관을 맡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 다이먼이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는,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트럼프의 보복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구글 CEO를 지냈던 에릭 슈미트, 넷플릭스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 등도 해리스 편에 서고 있습니다.

여성 억만장자들도 대부분 해리스 편입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전 최고운영책임자와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아내인 로렌 파월 잡스, 빌 게이츠 전 부인인 멜린다가 대표적입니다. 월마트 상속녀인 크리스티 월튼, 글로벌 뮤추얼 펀드 피델리티 CEO인 에드워드 존슨의 아내 엘리자베스도 해리스를 지지합니다.

이들이 해리스를 지지하는 이유는 '안정성' 때문입니다. 

로렌 파월 잡스 등 억만장자 12명은 지난 달 지지 성명에서 "해리스가 법치주의와 안정성, 건전한 기업 환경을 뒷받침하는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역적으로는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동부인 뉴욕 기반이라는 점도 눈에 띄는데, 뉴욕은 트럼프의 고향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민주당 세가 강합니다.

또 해리스가 캘리포니아 검사로 재직하면서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과 친분을 쌓은 덕에.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가장 큰 혜택을 볼 분야로 기술과 의료 분야가 꼽힙니다.

'트럼프' 전통부자, 부동산 부자, 남성, 건설, 에너지

그런가하면 트럼프 측에선 테슬라의 수장 일론 머스크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완벽한 '트럼프 치어리더'로 변신해 올인하고 나섰는데, 지금까지 트럼프의 선거 운동을 돕기 위해 쏟아부은 돈만 최소 1억3천200만 달러(약1천830억원)에 달합니다.

괴짜다운 깜짝 제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대선일인 11월5일까지, 지지자 가운데 한사람을 추첨해, 매일 100만 달러, 우리돈 약 14억원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유세 행사장에서 100만 달러를 건네기도 했습니다.

머스크는 수정헌법 1조 '표현의 자유'와 2조 '총기 소지 권리 보장'에 대한 지지 청원에 서명하면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공화당이 내세운 정책을 지지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보수층의 유권자 등록을 독려하기 위한 거액의 미끼를 던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편 억만장자에는 전통 부자와 건설·에너지 업계 출신이 많습니다.

'은둔의 재벌'로 불리는 티머시 멜런이 대표적인데, 멜런 가문은 석유왕 록펠러 가문에 견줄 정도로 재력가지만, 사교계에 잘 등장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트럼프 지지단체에 5천 만 달러를 기부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재벌인 셸던 아델슨의 아내 미리암 애덜슨, 돈 어헌 어헌 호텔 창업자도 열렬한 트럼프 지지로 잘 알려져 있고, 트럼프 당선 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에너지, 부동산 부자들도 트럼프 쪽에 섰습니다.

석유 시추 업체 지오서든 에너지의 조지 비숍, 석유 기업 크라운퀘스트의 티모시 던, 미 서부 기반 부동산 회사 마제스틱 부동산의 에드워드 로스키 주니어 등이 있습니다.

스포츠업계에서는 시카코 컵스 구단주인 조 리켓츠, 미 최대 프로레슬링 회사인 WWE의 전 CEO인 린다 맥마흔 등이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대선 가도 '박빙'에 편 가르기도

앞서 데이비드 삭스 페이팔 공동창업자는 자신의 SNS 계정에 트럼프 지지자 명단을 올리기도 했는데, 여기엔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부터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 이름이 올랐습니다.

반대편에선 실리콘밸리 거물 200여명이 '카멀라를 위한 밴처캐피털'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지지 성명을 내기도 하는 등 두 후보들 만큼이나 지지자들도 뜨겁게 맞서고 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임선우다른기사
[글로벌 비즈] 中 CATL, EV 배터리 교체소 '눈독'
[글로벌 비즈 브리핑] "100초면 돼"…中 CATL, 내년 전기차 배터리 교체소 1천 곳 설치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