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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A to Z…'펜실베이니아'가 승패 가른다

SBS Biz 이한나
입력2024.11.01 10:52
수정2024.11.01 11:21

[앵커]

미국 대통령 선거, 어렵습니다.

예측도 어렵고, 진행 방식도 어렵고, 결과에 따른 파장, 대응 전략 짜는 것도 모두 어렵습니다.

핵심은, 각 주별로 누가 더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하느냐인데, 미국인들도 완벽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미국 대선은 선거인단의 과반을 누가 확보하느냐, 이게 관건이죠?

[기자]

우리나라는 1인 1표로, 총득표수를 따져 승패를 결정짓는 '직선제'인데 반해, 미국은 간접 선거 제도를 택하고 있습니다.

주별로 유권자가 선거인단을 먼저 선출하고, 그 선거인단이 민의(民意)를 대표해서 대통령을 뽑습니다.

대선 전 나오는 지지율 여론조사들을 보면 해리스가 앞선다, 트럼프가 앞선다 하는데요.

사실 미국 대선이 선거인단 제도를 사용하는 만큼, 전국 지지율에서 누가 앞선다는 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정치 성향이 뚜렷한 주를 제외하고 선거 때마다 민주 공화 양당 지지율이 호각세인 '스윙 스테이트', 우리말로 경합주에서 지지율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합니다.

[앵커]

실제로 경합주 지지율에 계속 시선이 꽂혀있는데, 다음 주 선거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는 4년 주기로, 11월 첫 번째 화요일이 투표일입니다.

우편을 통한 사전 투표는 주별로 이미 진행이 됐고요.

다음 주 화요일, 11월 5일이 본투표일인데, 투표인 등록을 한 18세 이상 유권자는 투표소를 찾아지지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집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사실은 선거인단을 뽑는 건데요.

각 주별로 한 표라도 더 얻는 후보가 그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게 됩니다.

이렇게 뽑힌 선거인단은 올해의 경우 12월 17일, 대통령을 뽑는 투표를 하는데요.

선거인단이 결정되면 이미 대통령이 확정됐다고 보기 때문에 절차상 투표로 보시면 됩니다.

어쨌든 선거인단 투표까지 마무리되면 각 주의 투표함은 수도 워싱턴 D.C.로 보내져 이듬해 1월 6일 상·하원이 모두 모인 가운데 개표가 진행됩니다.

이때 최종적으로 상원의장이 대통령 당선자의 이름을 공식 호명합니다.

취임식은 내년 1월 20일, 미 의회 의사당 앞에서 진행됩니다.

[앵커]

주별로 선거인단 수가 다른데, 어떻게 배정되는 건가요?

[기자]

헌법에 따라 전체 50개 주에 기본 두 명씩 총 100명, 그리고 인구수에 비례해 하원의원 수와 같은 435명, 특구인 워싱턴 D.C. 에 3명, 이렇게 총 선거인단수는 538명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 가장 많은 54명, 와이오밍과 알래스카주는 가장 적은 3명이 배정되어 있습니다.

선거인단 선정 방식은 각 주의 정당이 임명하거나 선출하는데, 이 부분 역시 주마다 다릅니다.

보통 지역 정당에서 활발한 정치 활동을 했거나 정당 지도부와 친분이 있는 인사들로 꾸려집니다.

[앵커]

선거인단이 많은 주에서 이기면 유리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전체 538명의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하면 당선인데요.

사실 민주당과 공화당은 '텃밭'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각각 '블루 스테이트', '레드 스테이트'라고 하는데, 민주당의 파란색과 공화당의 빨간색을 딴 표현입니다.

이곳을 뺀, 박빙인 주들을 경합주라고 하는데 모두 7곳입니다.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애리조나·네바다·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주인데요.

이들 경합주 가운데 가장 많은 선거인단은 펜실베이니아주에 배정된 19명입니다.

결국 여기서 이겨야 최종 승자가 된다는 얘긴데, 앞서 2016년엔 트럼프가, 4년 전엔 바이든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를 가져가면서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었습니다.

펜실베이니아가 최대 격전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경합주에 올인하는 이유가 전국 득표수에서 이겨도, 선거인단 수에서 밀리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실제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일반 유권자 투표에서 약 280만 표를 더 얻고도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했습니다.

다만 이런 승자독식제는 미국 정치제도의 성격을 반영했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미국은 50개 주가 동등하게 연합을 맺고 있는 만큼 각 주가 자신들이 원하는 대통령 후보를 낸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누가 이겼는지 최종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이죠?

[기자]

지난 2012년과 2016년 대선에서는 선거 바로 다음 날 결과가 나왔는데, 올해는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전투표 열기가 뜨거웠기 때문인데요.

현지시간 지난 29일까지 총 1억 6천만 명의 유권자 중 5천300만여 명이 사전투표로 '한 표'를 행사했습니다.

이 사전투표는 현장 투표와 우편투표로 이뤄지는데, 우편투표 처리가 특히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최종 승자가 확정되기까지 며칠이 걸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각 주마다 우편 투표를 언제 개봉할지, 언제까지 접수할지, 관련법이 다 다르고, 앞서 4년 전 대선 때처럼 부정 논란이 없으려면 일일이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4년 전에는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개표 결과가 이 사전투표 때문에 선거 뒤 나흘이 지나서야 승패가 결정됐습니다.

[앵커]

개표도 복잡하군요.

그런데 만약 해리스와 트럼프가 선거인단을 똑같이 나눠 같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이론적으로 가능한 시나리오 아닌가요?

[기자]

두 후보가 똑같은 수의 선언인단을 확보한다면 결정권은 하원으로 넘어갑니다.

예를 들어, 해리스가 경합주 가운데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에서 이기고,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네바다를 가져가면 둘의 선거인단은 269대 269로 같아집니다.

미국 수정헌법 12조는 이럴 경우 하원이 대통령, 상원이 부통령을 각각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의원 한 명이 한 표씩 행사하는 상원과 달리 하원에선 연방제 특징을 살려 각주가 한 표를 행사합니다.

만약 여기서도 25표로 동수가 나오면 26표 이상이 나올 때까지 계속 투표하는데요.

미국 역사상 이 과정을 거쳐 대통령이 결정된 사례는 딱 두 번 있었습니다.

[앵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막판 판세는 어떤가요?

[기자]

7대 경합주 가운데 미시간을 제외한 6개 주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해리스 지지율보다 근소하게 높은 상황입니다.

미 선거분석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집계한 7대 경합주의 10월 주요 여론조사 평균치로 보면 해리스가 47.6%, 트럼프가 48.6%로 1%p 차이가 납니다.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트럼프는 선거인단 538명 중 297명을 확보해 270명을 넘어설 수 있는데요.

다만 지지율 격차가 워낙 미미해 실제 개표가 이뤄지기 전까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한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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