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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최대 7천억원 규모 자본 확충을 위한 채권 발행 일정이 금융당국 제동으로 중단됐습니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HUG는 어제(29일) 최대 7천억원 규모의 채권(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절차를 중단했습니다.

당초 HUG는 그제(28일)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어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관계부처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하면서 채권 발행 작업이 중단됐습니다.

HUG 관계자는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말만 들어 절차 중단 사유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 필요성을 좀 더 세밀하게 보완해달라는 차원"이라며 "보완 이후 금융당국과 협의해 채권 발행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어서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협의중"이라며 "협의는 며칠에서 1주일 등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HUG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것은 전세사기 등으로 보증 사고가 지속되며 손실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위변제액은 올해 1∼9월에만 3조220억원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HUG가 집주인에게 회수하는 금액의 비율은 올해 1∼8월 기준으로 8%대에 그쳤습니다.

HUG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3조원대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HUG의 보증 한도가 자본금과 연동되기 때문에 손실 누적으로 자본금이 줄어들면, 전세보증 가입이 중단되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HUG의 보증 한도는 자본금의 70배였으나 지난해 법을 개정해 90배로 늘렸고, 법정 자본금도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확대했습니다.

그런데도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여파가 이어지자 HUG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영구채로 분류되는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길어 부채임에도 자본 성격을 띱니다.

HUG는 전세보증과 임대보증 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해 안으로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전세보증과 가계대출에 대한 금융당국과 국토부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 피해는 전세보증 가입이 필요한 서민층에게 가게 돼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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