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지처참' 언급하며 단체대화방서 조합장 비난…대법 "모욕죄 아냐"
SBS Biz 류정현
입력2024.10.30 06:18
수정2024.10.30 06:18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원색적으로 비난한 조합원이 모욕죄로 기소됐으나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판결을 받았습니다.
오늘(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 8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A씨는 2019년 12월부터 2020년 4월까지 경기도 평택시의 지역주택조합 비상대책위원회 단체대화방에서 추진위원장 B씨를 비난하는 글을 13차례 게시해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씨는 B씨를 향해 "무서운 양두구육의 탈을 쓴 사람", "자질 없는 인간"이라며 "법의 심판을 통해 능지처참시켜야 한다"라거나 "미친개한테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썼습니다.
당시 지역주택조합 내에서는 B씨가 회계 관련 서류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배우자의 업체에 과도한 이익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비대위가 꾸려진 상황이었습니다.
1심과 2심 법원은 A씨의 글 13건 중 9건이 B씨를 공연히 모욕하는 내용이라고 판단해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이 담긴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 또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는 무례한 표현이 담긴 글에 해당할 뿐"이라며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이 포함된 글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A씨가 비대위 회원들 간의 내부 대화방에 글을 게시한 점, B씨의 불법 행위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알리고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표현을 썼던 점이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됐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다소 과격하거나 무례한 표현이더라도 맥락과 장소 등을 고려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정도가 아니면 처벌하지 않습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내일부터 출근 평소보다 서둘러야 할지도'…지하철 무슨 일?
- 2.롯데百 갔는데 "이런 복장으론 출입 불가"…무슨 옷이길래
- 3."몰라서 매년 토해냈다"...148만원 세금 아끼는 방법
- 4.김포 집값 들썩이겠네…골드라인·인천지하철 2호선 연결 탄력
- 5."우리는 더 준다"..민생지원금 1인당 60만원 준다는 '이곳'
- 6.박나래 '주사이모' 일파만파…의협 "제재해야"
- 7."50억은 어림도 없네"…한국서 통장에 얼마 있어야 찐부자?
- 8.'눕코노미' 괌 노선 울며 띄운다…대한항공 눈물
- 9.[단독] '거위털 둔갑' 노스페이스, 가격은 5~7% 올렸다
- 10.'붕어빵 미쳤다' 1개에 1500원 뛰자…'이것' 불티나게 팔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