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잡을 '토종 OTT 연합' 임박…생존 이어 '해외' 뚫을까?
SBS Biz 이민후
입력2024.10.29 17:28
수정2024.10.29 18:29

'공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에 견주는 토종 OTT 연합이 출범이 임박했습니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에 대해 웨이브의 주요 주주인 지상파 3사가 합의하면서 합병까지 한 발자국 남았습니다.
티빙 주요 주주인 KT마저 합병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합작법인은 해외 진출을 위한 비용 절감에 나설 전망입니다.
웨이브 측 주주는 '찬성'…마지막 열쇠는 'KT'
오늘(29일)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의 주요 주주인 지상파 3사가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KT의 승인만 앞두고 있습니다.
앞서 티빙과 웨이브는 당초 지난해 말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 계획을 발표했으나, 1년 가까이 함흥차사인 상태였습니다.
현재 웨이브의 지분은 SK스퀘어가 약 40.5%를 갖고 있고 나머지는 지상파 3사(KBS·MBC·SBS)가 19.8%씩 보유하고 있습니다.
티빙 대주주는 CJ ENM이 49%를 보유하고 있고 KT 자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는 13.5%를 갖고 있습니다.
KT는 우선 합병안과 관련해 "유료방송 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며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흔들리는 IPTV 시장에 '몽니' 부리는 KT
IPTV 사업자 1위인 KT 입장에선 토종 OTT 사의 영향력 확대로 인해 IPTV 시에서의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OTT가 미디어 트렌드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IPTV와 같은 전통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존속 위기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OTT의 구독료 인상으로 가계통신 부담이 증가하자 유료방송 서비스를 해지하는 '코드 커팅(Cord-cutting·TV상품해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는 3천631만106명으로, 같은 해 상반기보다 3만789명 감소했습니다. 실제로 2015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조사 이후 처음으로 가입자가 감소했습니다.
KT만 떼어놓고 살펴봐도 올해 2분기 IPTV 가입자는 942만3천명으로 1년 전 947만명보다 소폭 감소하며 성장세가 둔화한 상태입니다.
동시에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시 지분 감소의 영향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티빙과 웨이브의 복잡한 지배 구조 탓에 이해관계 충돌 문제 등으로 합병에 난항 요소로 꼽힙니다.
실제로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비율은 1.6대 1로, 합병법인의 기업가치는 2조원에 가까운 상황인데 KT 입장에서는 합병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본 셈입니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KT도 여론전 부담을 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KT가 '몽니'를 부리는 상황에서 궁극적으로 OTT 합병 쪽에 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바라봤습니다.
2보 전진 위한 1보 후퇴…비용 감축 이후 해외 활로 모색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될 경우 궁극적으로 넷플릭스에 맞설 '거대 토종 OTT 연합체'라는 의미는 있지만 당장 양사는 운영 효율성을 위해 전략적 합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 티빙과 웨이브는 각각 1천420억원과 803억원의 적자를 낸 상황인데 흑자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티빙은 4년 연속 적자를, 웨이브는 2015년부터 쭉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에 대항하는 차원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합병"이라며 "투자 비용을 줄이면서 경영 정상화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양사 간의 합병이 경영 효율화와 맞물려 콘텐츠 중복 투자 비용을 줄이면서 콘텐츠 '옥석 가리기'에 들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만 합병 이후 넷플릭스를 따라잡는데 관건은 결국 해외 활로 확보라는 진단이 나옵니다.
해외 스트리트어카운트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3분기 총 가입자 수는 507만명 늘어난 총 2억8천272만명을 기록했습니다. 당장 국내 업체의 경우 명확한 가입자 수를 밝히진 않고 있지만 월간 활성화 이용자수(MAU)를 바라봤을 때 가입자 수가 1천만명 안팎일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궁극적으로 사업 존속을 넘어 합병의 이유를 찾기 위해서는 해외 OTT 시장으로의 진출도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국제 OTT 페스티벌' 등 OTT 지원을 위한 장을 만들었던 것도 해외 진출과는 무관하지 않다"며 "동시에 동남아 등 해외 진출의 '골든 타임'에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은 "이제 쿠팡 플레이·아마존 프라임 모델처럼 이제 굉장히 유력한 해외 플랫폼과 연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넷플릭스가 한국에 들어와서 협업을 하는 것과 같이 현지화 또는 공동 제작을 활성화시키는 전략들이 해외 진출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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