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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성 노린 로맨스스캠…65억 뜯은 투자리딩방 조직 검거

SBS Biz 김동필
입력2024.10.29 14:06
수정2024.10.29 14:18


투자리딩방(투자 추천 대화방)과 로맨스스캠(연애 빙자 사기) 등 수법으로 65억 원을 뜯어낸 조직원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울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범죄단체조직,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조직원 23명을 검거해 모집책 겸 콜센터 관리자 30대 A씨 등 18명을 구속했다고 오늘(29일)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작년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투자리딩방과 로맨스스캠 등의 수법으로 피해자 60여명으로부터 65억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 조직은 캄보디아에 있는 카지노 건물을 통째로 사들여서 대포폰과 대포통장 등을 완비한 콜센터와 숙소를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곳에서 조직원들은 총책, 부총책, 관리책, 상담원 모집책, 상담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각종 데이트 앱을 이용해 자산이 많은 40대 이상의 남성을 주요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해외 동포 여성 등을 사칭해 범행 대상을 선정·유인하는 역할을 맡은 상담원은 최소 일주일에서 길게는 두 달간 피해자와 채팅을 이어 나가며 친분을 쌓았으며, 마치 연인처럼 행세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피해자들에게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에 투자를 권유한 뒤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투자에 관심이 없는 피해자들에게는 몸캠 피싱(신체 불법 촬영 협박)을 통해 돈을 뜯어내기도 했습니다.

검거된 조직원들은 20∼40대로, 이 중 20대 초중반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집책들은 국내에서 지인을 대상으로 상담원 역할을 할 조직원을 모집해 캄보디아로 출국시켰는데, 모자란 인원은 현지에서 모집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서로 가명을 쓰면서 텔레그램 앱을 쓰고, 조직원 간 규율을 강조해 국제 공조 수사망을 피하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다각적인 수사를 통해 23명을 서울 등 국내 각지에서 검거한 경찰은 이들이 사용한 130여개 계좌를 분석해 피해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또 수괴급 조직원 6명을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추적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투자리딩방 등 범죄 조직은 해외에서 범행하는 사례가 많고 납치, 감금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어 해외 취업은 주의해야 한다"라면서 "이러한 조직에 연루된다면 신속히 현지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해 달라"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SNS 등 비대면으로 주식 투자 등을 권유하며 투자금을 입금받는 경우 100% 사기라는 인식을 가져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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