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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인사이드] 신한투자證, LP 1300억 선물투자 손실 파장은

SBS Biz 김동필
입력2024.10.24 16:43
수정2024.10.24 18:44

[앵커] 

최근 신한투자증권 유동성공급자, LP담당 부서에서 부적절한 선물거래로 1천억 원이 넘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는데요.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금융당국도 업계 전반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융2부 김동필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부적절한 선물손실부터 다뤄보죠. 

LP부서에서 상상하기 힘든 거액의 손실이 났죠. 

어떻게 이럴 수가 있었죠? 

[기자] 

1천300억 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손실인데요. 

신한투자증권의 2분기 순이익 1천315억 원과 거의 맞먹는 손실액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상장지수펀드, ETF 유동성공급자, LP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로 과대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는데요. 

이번 손실은 지난 8월 5일 이른바 '검은 월요일'이라 불린 아시아 주식시장 대규모 폭락 시점에 이뤄진 코스피200 선물거래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코스피는 하루에만 역대 최대인 8.7% 넘게 폭락했습니다. 

당시 거래담당자는 손실을 숨기기 위해 손익 집계와 보고에서 누락하는 한편, 이를 위한 반대 포지션 허위 스왑거래를 등록한 점도 확인됐는데요. 

첫 손실을 숨기려고 거짓을 꾸미다 손실 규모는 더 커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말 기준 분기 결산을 진행한 이달 11일이 돼서야 문제를 뒤늦게 확인했습니다. 

[앵커] 

손실규모도 적발 과정도 모두 이해하기 어렵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차익 거래로 성과를 추구하는 것 자체는 있을 수 있지만, LP부서 내에 정해진 한도 등이 있을 텐데 이렇게 대규모 사고가 발생한 점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특히 자기자본으로 거래를 하기에 더 강한 내부통제가 이뤄졌을 텐데 작동하지 않은 점이 의아하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누군가 한도를 열어줬거나, 내부통제에 큰 구멍이 뚫려 있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내부 통제에서 이러한 부분들이 걸러지지 않았다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봐야겠죠. 내부통제에서 이렇게 LP부서에서 헤지 목적을 능가하는 수준의 위험 포지션을 잡을 수 있도록 차단 장치가 없었다는 게 허점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앵커] 

회장이 직접 나서 사과를 하는 등 신한금융 내부에서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요? 

[기자] 

진옥동 회장은 주주서신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했는데요. 

진 회장은 "이사회와 경영진 모두 정확한 사실 파악과 더불어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라면서 "내부통제를 되짚고 강화하겠다.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아울러 진 회장은 지난 21일 있었던 10개 그룹사 CEO가 참석한 내부행사에서도 "다른 회사들과의 경쟁에 앞서 안일했던 자신을 돌아보는 싸움이 필요하다"면서 재차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메시지를 뒤늦게나마 던졌습니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도 "CEO로서 자신을 반성하고 책임을 크게 통감한다"면서 비상대책반을 가동했는데요. 

사실관계와 원인을 명확히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앵커] 

금융위원장도 적극적인 조사를 지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금융권에서 각종 횡령과 부정대출 등 금융사고가 지속되고 있어 우려스러운 가운데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라면서 "금융감독원에서 이번 사고를 철저히 조사토록 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라고 지시했습니다. 

지난 14일 있었던 간부 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발언인데요. 

지시가 나온 직후 금감원은 검사반을 파견해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습니다. 

목적에서 벗어난 LP 선물거래였던 만큼 금융사고 경위와 손실 사유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건데요. 

당시 금감원은 "손실 규모 등이 이례적"이라면서 "금융사고와 관련해 필요한 내규, 내부통제 적정성, 손실 발생 원인 등을 살펴본다"라고 했습니다. 

[앵커] 

현재 금감원 조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기자] 

신한투자증권 현장검사에 그치지 않고 26개 증권사와 주요 자산운용사의 파생상품 거래와 관련한 전수 점검에 들어갔는데요. 

금감원은 파생상품 거래와 관련해 손실이 났는데 은폐한 사례는 없는지 자체점검한 뒤 결과를 보고하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손실사태가 이례적인 일이라 다른 증권사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적지만, 보고를 누락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전수조사를 통해 확실히 파악해 본다는 취지입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는 별도로 진행 중인데요. 

만약 위법사항이 발견돼 관련자가 처벌을 받을 경우 신한투자증권은 LP업무 제한이라는 제재를 받게 됩니다. 

[앵커] 

신한투자증권 자체적으로도 관련자들은 일단 업무에서 배제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직 해임하면서 금융사고 책임을 지게 된 건데요.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유성열 홀세일그룹 대표와 임태훈 국제영업본부 본부장이 보직해임 처분을 받았습니다. 

앞서 손실을 낸 법인선물옵션부 내 담당 과장과 부서장도 대기발령 조치된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관련 부서의 LP업무도 잠정 중단됐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임원까지 책임을 지게 된 건 역시 충격적인 규모 때문인데요. 

구조적 문제가 아닌 개인적 일탈로 보기엔 사고 규모가 너무 큰 상황입니다. 

추가 손실이 더해졌다고 해도 1천300억이란 손실이 발생하려면 운용 규모는 수천억 원대여야 합니다. 

LP부서에서 장내 선물 매매를 통해 대규모 손실을 냈다는 건 그 정도의 한도를 부여받았다는 것으로 개별 단위로는 힘들다는 해석입니다. 

다만 이들에 대한 징계 수위 등은 아직 미정인데요. 

금감원 현장검사 결과가 나오고, 자체 조사가 끝난 뒤 이를 바탕으로 인사위원회 등 절차를 거쳐 징계할 방침입니다. 

[앵커] 

무엇보다 시장 신뢰에도 큰 타격이 있겠군요? 

[기자] 

'빙산의 일각'이라면서 비슷한 행위로 이익을 본 일이 없었다고 누가 믿겠냐는 등 투자자들도 반발하고 있는데요. 

단발성이 아닌 조직적 또는 암묵적 동의에 의한 불법이 횡행했을 개연성이 크다라면서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더 나아가 시세조종에 앞장선 것 아니냐는 비판도 쏟아졌습니다. 

[정의정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 전수조사하기 전에는 그게 정상적인 LP활동인지 편법이나 불법을 이용해서 특정 세력을 돕기 위해서 이를테면 공매도 세력을 돕기 위해서 작전 세력화 돼서 그들을 돕기 위해 LP 활동을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거죠. LP활동에 있어 불건전하고 불공정한 사례가 평소에도 많이 자행됐을 것이다. 이게 개인투자자들의 의심이죠.] 

[앵커] 

업계에서도 LP시장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고요? 

[기자] 

LP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지진 않을까 우려하는 건데요. 

가뜩이나 공매도 때문에 LP를 바라보는 개인 투자자들의 시선이 고까운 상황이기도 합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전면 중단됐음에도 일부 LP들이 공매도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에 작년 말 금감원이 점검에 나섰고, 헤지 목적 이외 공매도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금감원은 "LP 증권사로 인한 헤지 목적 외 공매도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라면서 당시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 신한투자증권에서 목적에서 벗어난 LP 선물 손실 사태가 불거지자 개인 투자자들의 불신이 더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LP에 대한 불신을 넘어 ETF 시장 위축 우려까지 나오는데요. 

금감원의 조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앵커] 

김동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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