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취재여담] 빗썸, 업비트 1위 독주 제지?…"실제 집계 달라"

SBS Biz 김동필
입력2024.10.23 10:36
수정2024.10.23 13:40


지난 7월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됐습니다.

도입 이후 약 석달 간 규제 강화로 신중하게 시장을 운영해 온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달리 빗썸은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 왔습니다.

그 결과 도통 깨지지 않을 것 같아 보이던 업비트 독주 체제도 균열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집계와 달라"…업비트 여전히 1위
오늘(23일) 오전 10시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집계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빗썸의 24시간 거래대금은 8억 6천486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2천억 원입니다.

같은 시간 업비트의 경우 6억 4천831만 달러, 우리 돈 9천억 원에 그치면서 빗썸이 업비트를 2억 2천만 달러, 약 3천억 원 차이로 제쳤습니다.

월간 방문자 수도 빗썸이 643만 명으로 업비트의 483만 명보다 150만 명 가량 많습니다.
 

다만, 업계에선 집계가 잘못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코인게코의 거래대금 자료가 거래소가 취합하고 있는 거래대금 정보와 다르게 집계되고 있다는 겁니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대금 자료가 어떤 규칙으로 집계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집계와는 다르다"면서 "거래량 자료가 대략 맞다"라고 설명했습니다.

24시간 거래량의 경우 여전히 업비트가 14억 달러, 1조 9천억 원으로 빗썸의 1조 달러, 1조 4천억 원보다 많습니다.

다만 1위 업비트 독주 체제에 대한 빗썸의 반격 효과가 가시화 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번 역전의 배경엔 빗썸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있습니다.

빗썸은 지난 10월 1일부터 창립 11주년을 기념해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어제(22일)는 수수료 무료 등록 기간을 오는 28일까지 연장했습니다.

아울러 최저 출금 수수료를 전체 가상자산으로까지 확대하면서 다른 거래소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집중 홍보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수수료 수익이 매출의 기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투자인 셈입니다.

또 신세계그룹과 협업해 100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등 연일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기존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제휴 은행 변경도 추진하고 있고, 예치금 이용료율까지 올리며 마케팅 수단으로 삼으려 했다가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기도 하는 등 다방면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업비트 독점 논란에 일단 '몸사리기'
반면 업비트는 법 도입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없이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규제도 강화된데다 오랜 기간 업계 1위를 차지했던 터라 세간의 독점 논란을 의식한 모습입니다.

최근 국회에서도 업비트 독점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난 21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대상 국정감사에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업비트의 독점적 구조를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은 "업비트는 연으로 환산하면 1조 5천억 원 이상을 수수료로만으로 번다"면서 "이런 독점적 구조인데, 공정위에서 독과점 조사 및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했습니다.

이에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조사해보겠다"라면서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했는지 살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오기형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가상자산 시장 총 예치금 5조 원 중 3조 7천억 원을 업비트 제휴 은행인 케이뱅크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체의 75%가 업비트에 몰려있는 셈입니다.

2위인 빗썸의 NH농협은행은 1조 원대였고, 코인원의 카카오뱅크도 1천억 원대에 그쳤습니다.

몸 푸는 업비트…호가단위 변경에 신규 거래지원 잇따라
1위 아성이 도전받자 업비트도 분주한 모습입니다.

지난 1일 1개당 100원 이상 1천 원 미만인 16개 가상자산의 호가 단위를 기존 0.1원에서 1원으로 변경하기도 했습니다.

호가창이 세분화되면서 호가 간격을 이용한 단기 투자(단타)가 힘들어졌다는 볼멘소리를 반영한 겁니다. 

신규 거래지원도 부쩍 늘렸습니다.

9월 원화마켓 신규거래 지원은 유엑스링크와 너보스 두 건에 그쳤는데, 이달 들어선 22일까지 웜홀과 카브, 유니스왑까지 3건을 원화마켓에서 새롭게 거래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가상자산이용자 보호법 이후 가상자산 시장이 업비트의 '독주'체제에서 빗썸과의 '양강구도'로 재편 조짐을 보이며 경쟁도 더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입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김동필다른기사
김현정 의원 "증권사 LP 6년간 2900억 벌어…KB·키움 최고"
[취재여담] 빗썸, 업비트 1위 독주 제지?…"실제 집계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