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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여담] '오픈 효과 1도 없었다'…'손태승 사태' 우투證 이미지 추락

SBS Biz 조슬기
입력2024.10.22 15:18
수정2024.10.23 11:08


지난 8월초 10년 만에 여의도 증권가로 돌아온 우리투자증권이 한 달만에 터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 대출 의혹에 단단히 발목이 잡힌 모습입니다. 

출범 초기인 만큼 증권업 후발 주자로서 한계를 극복하고 시장에 빠르게 안착해야 할 시점이지만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친인척 편법 대출과 내부통제 논란으로 우리금융지주를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선이 가뜩이나 곱지 않은 상황에서 당국의 눈치를 살피며 신중한 행보를 보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운신의 폭이 좁아졌는데요. 

음식점으로 치면 '신장개업' 뒤 가계 주변에 전단지도 돌리고 할인 행사도 하면서 손님을 끌어와도 모자랄 판국에 아무런 손을 쓸 수 상황에 놓인 것과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아마도 지금 같은 때 우리투자증권을 적극적으로 알려봤자 부당 대출 의혹에 휩싸인 은행 계열사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만 따라붙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일 겁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종합금융도 한국포스증권과 합병 전 손 전 회장 측에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난처한 상황에 내몰렸는데요.

금융감독원은 이에 우리금융을 상대로 포스증권과 우리종금 합병 과정에서 특혜의혹 조사를 예고했고, 손태승 사태 이후 우리투자증권은 금융당국 감사 대상에 이름을 올리며 은행을 필두로 캐피탈, 카드와 함께 친인척 부당대출 후폭풍을 맞닥뜨려야 했습니다.

또 출범 전까지만 해도 그룹 내 비금융 자회사의 중심에 위치했던 것과 달리 무게 중심이 보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입니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며 불린 보험자산 규모만 자그마치 50조 원입니다. 이를 통해 삼성·교보·한화·신한라이프·NH농협생명 이은 6위권 생보사로 도약한 것과 비교하면 1조 원대 초반인 우리투자증권과 체급차가 극명하게 느껴진다는 평이 많습니다. 

기대했던 사업 라이선스 취득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신생 증권사로서 새 얼굴 알리기 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황과 맞물려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본격적인 IB 비즈니스에 나서기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평가받는 투자매매업 라이선스 본인가를 당초 3분기 중 취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기간 터져 나온 일련의 악재로 최종 승인이 미뤄지고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투자증권 내부적으로는 시중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 계열사인 만큼 최종 승인을 받는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업 초창기 본격적으로 영업을 나서야 하는 시점을 고려하면 아쉽다는 반응입니다. 

부족한 라이선스 속 강점으로 꼽아온 종금업 면허도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은 우리투자증권 입장에서는 뼈아픈 대목입니다.

과거 메리츠종합금융증권(현 메리츠증권)이 예금자 보호 장점을 앞세워 CMA(종합자산관리계좌)를 적극 팔아 리테일 시장 공략에 성공했지만, 지금은 CMA 금리 자체가 2% 후반~3% 초반으로 은행 예금과 별 차이가 없어 변별력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현재 예금자 보호가 되는 CMA를 판매하는 곳은 우리투자증권이 유일하지만 매력적인 금리를 제시하지 않는 이상 리테일 시장 내 두각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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