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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손잡는 넷플릭스…티빙-웨이브 합병 운명은

SBS Biz 배진솔
입력2024.10.17 17:43
수정2024.10.19 08:00

[미국 LA 할리우드의 넷플릭스 사옥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다음 달부터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 이용권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이라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토종 OTT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9개월 넘게 지연되는 사이 국내 거대 플랫폼과 손잡고 '1위 굳히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 손잡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로 티빙과 격차 벌려
네이버는 오는 11월부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월 4천900원 구독료를 내고 있는데 디지털 콘텐츠 혜택의 선택권을 넷플릭스까지 확대한 겁니다. 

넷플릭스가 국내 IT 플랫폼과 제휴를 맺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존에는 통신사들과 결합 상품으로 넷플릭스 이용권을 주로 제공해왔는데, 거대 플랫폼과 협업을 통해 구독자를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구독 유지율은 95%에 달합니다. 넷플릭스는 이번 제휴로 충성도 높은 회원과 콘텐츠 상품의 접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앱 통계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흑백요리사' 흥행으로 지난달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전월 대비 4% 증가한 1166만7082명을 기록하며 티빙과 이용자 수 격차를 다시 벌렸습니다. 

10월 1일에는 일간활성이용자수(DAU)가 322만8868명을 기록해,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300만 명 대를 회복했습니다.
 


티빙-웨이브 합병 지체…막판 진통 중
이러한 넷플릭스의 독주를 막기 위해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을 추진 중입니다. 현재 티빙과 웨이브 주요 주주들은 본계약 체결을 위한 최종 협상안 도출만 남긴 상황입니다. 

두 회사 합병 비율은 1.6대 1 정도, 기업 가치는 2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일부 방송사가 콘텐츠 공급 조건을 두고 막판 신경전을 벌이면서 협상이 지체되고 있습니다. 

현금 여력이 부족한 웨이브의 CB 상환 만료 시점인 11월 전에는 합병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늦어지는 분위기입니다. 

그 사이 넷플릭스는 네이버와의 제휴뿐만 아니라 웨이브의 주요 주주인 방송사들에 기존보다 더 나은 콘텐츠 공급 조건을 제시하는 등 판을 흔들고 있습니다. 돈을 더 줄 테니 티빙과 웨이브에만 제공하고 있는 드라마·예능 등을 넷플릭스에도 풀어 달라는 취지입니다.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합병 OTT의 경쟁력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시각입니다. 1위 굳히기에 돌입한 넷플릭스에 대항한 거대 토종 OTT 탄생을 저버리고 넷플릭스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콘텐츠 하청업체'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큽니다. 

티빙은 지난달 MAU가 786만7156명으로 지난 달(783만3470명) 대비 0.4% 증가했습니다. 티빙은 2024년 KBO 정규시즌이 끝나고 포스트시즌에 돌입하면서 야구 경기 수가 줄어드는 점을 어떻게 만회할지 관건입니다.

웨이브는 427만2529명으로 전달 대비 감소했습니다. 웨이브 관계자는 "협상은 계속 진행하는걸로 알고 있다"며 "SK스퀘어 쪽에서는 연내 합병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티빙과 웨이브 합병에 들어가는 투자나 비용, 시간에 대비해서 그정도의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냐 의문으로 협상에 속도가 안나고 있다"며 "웨이브가 지상파 콘텐츠 공급 계획이 마무리가 되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웨이브가 콘텐츠를 수급할 수 있을 것이냐가 합병 결과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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