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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 브리핑] ASML 실적 전망 충격에 반도체주 '직격탄' 外

SBS Biz 임선우
입력2024.10.16 04:52
수정2024.10.16 05:44


[글로벌 비즈 브리핑] 한 눈에 보는 해외 경제 이슈

▲ASML 실적 전망 충격에 반도체주 '직격탄'...엔비디아도 5% 넘게 폭락
▲월가, 3분기 '활짝'...美 대형은행들 '깜짝실적'
▲'파업' 보잉, 48조 신규 자본조달 추진
▲WSJ "행동주의 투자자 팰리서, SK스퀘어 10대 주주 등극"

ASML 실적 전망 충격에 반도체주 '직격탄'...엔비디아도 5% 넘게 폭락


반도체 업계 이른바 '슈퍼을(乙)'로 불리는 네덜란드 노광장비 업체 ASML의 실적이 발표 예정일보다 하루 빠른 현지시간 15일 자체 웹사이트에 일시적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측은 서둘러 분기 실적 보고서를 웹사이트에서 삭제했지만 이미 내용은 확산됐고, 실적 전망이 실망스러운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날 반도체 관련주의 주가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이날 장중 5% 넘게 미끄러졌고, AMD와 브로드컴도 각각 5%대, 3% 넘게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도 전장보다 5.13% 폭락한 5,154를 가리키기도 했습니다.

이날 반도체 폭락을 촉발한 ASML의 미국 증권예탁원증서(ADR) 역시 장중 17%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유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ASML은 3분기 자사 반도체 생산 장비 주문이 시장 전망의 절반에 그친 데 이어 내년 전망 역시 어둡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내년 순매출 규모는 이전 전망치의 절반 수준인 300억~350억유로(약 44조6천억~52조원)로 낮춰 잡았고, 9월 마감한 3분기 순예약은 26억유로에 그쳐 월가 전망치 56억유로의 거의 절반에 그쳤습니다.

크리스토프 포케 최고경영자(CEO)는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부문에서 강한 성장과 상승 잠재력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다른 부문은 회복에 더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월가, 3분기 '활짝'...美 대형은행들 '깜짝실적'

금리 인하와 뉴욕증시 강세 속에 미국 주요 은행들이 주식거래 및 투자은행 부문 수수료 수익을 크게 늘리며 3분기 '깜짝 실적'을 연이어 냈습니다.

현지시간 15일 CNBC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29억9천만 달러를 나타냈습니다. 주당순이익은 8.40달러로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기대치 6.89달러를 훌쩍 웃돌았습니다.

금리 인하 기조와 뉴욕증시 강세 하에 주식 트레이딩 및 투자은행 부문의 수익이 많이 늘어난 게 3분기 호실적을 이끌었습니다.

특히 기업 인수·합병, 회사채 발행, 기업공개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투자은행 부문 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도 트레이딩 및 투자은행 부문 수익 증대에 힘입어 시장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실적을 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68억 달러를 나타냈다. 주당 순이익은 81센트로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77센트를 웃돌았습니다.

은행의 주 수익원인 순이자이익이 14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 하락했지만 채권·주식 트레이딩, 투자은행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면서 수익 감소를 상쇄했습니다.

씨티그룹도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32억 달러를 나타냈습니다. 주당 순이익은 1.51달러로 시장 전망치 1.31달러를 웃돌았습니다.

투자은행 부문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 급증하면서 대출 부문 순익 감소를 상쇄했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실적을 발표한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도 투자은행 부문 호조에 힘입어 3분기 깜짝 실적을 낸 바 있습니다.

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 이익 감소와 및 경기 하강 전망 속에 시장 전문가들이 은행권 실적 기대치를 낮춘 가운데 투자은행 부문 등의 수수료 수익이 예상 밖으로 급증하면서 기대를 웃도는 실적으로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파업' 보잉, 48조 신규 자본조달 추진

연이은 기체결함과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보잉이 350억 달러(약 48조원) 규모의 자본조달을 추진합니다.

현지시간 15일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보잉은 최대 250억 달러의 신규 자본을 조달과 100억 달러 규모의 신용 한도 마련을 발표했습니다. 노조 파업으로 매월 천문학적인 손실이 발생하자 이번 기회에 구조조정을 단행하려는 새 CEO(최고경영자)의 계획입니다.

보잉의 신규 자금 확보 계획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보잉의 대응이 “재무 유연성을 증대하고, 단기 유동성 우려도 완화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보잉 주가는 장중 하락세를 보이다가 다시 3% 넘게 상승해 153달러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보잉은 한 달째 이어진 노조 파업에 대규모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전체 인력의 10% 수준인 1만 7천 명 규모의 감원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이와 더불어 차세대 주력 항공기 인도 스케줄도 내후년으로 1년 미루기로 했습니다.

노조에 소속된 기계공 3만 3천여 명이 일손을 놓으면서 현재 5천500대에 가까운 항공기 주문이 밀려있고, 본사 재무 상태도 파업 여파로 한계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70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흐름 손실을 기록하면서, 기업 채권 신용등급은 '정크본드'로 강등될 위기에 놓였고, 파업이 지속되면 매달 10억 달러, 우리 돈 1조 원 이 넘는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WSJ "행동주의 투자자 팰리서, SK스퀘어 10대 주주 등극"

행동주의 투자자인 헤지펀드 팰리서(Palliser)가 SK하이닉스 최대 주주인 SK스퀘어 지분을 1% 넘게 확보하면서 10대 주주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15일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헤지펀드 팰리서가 SK스퀘어 지분을 1% 넘게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팰리서는 지난 2년 동안 SK스퀘어 지분을 조금씩 확보해 이제 지분율이 1%를 넘었습니다. 

SK스퀘어는 SK그룹 산하의 투자전문기업으로 SK하이닉스 지분을 20.07% 보유한 SK하이닉스 최대 주주입니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반드시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가운데 지분 투자에 나선 모습입니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최대 주주라는 점이 부각되며 올해 주가가 64% 폭등했습니다.

WSJ은 그러나 이 같은 주가 폭등세에도 불구하고 SK스퀘어 주가는 보유 지분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 최대 주주라는 점을 감안할 때 SK스퀘어 주가는 이보다 더 높아야 한다는 해석입니다.

그러면서 SK스퀘어 주가가 저평가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복잡하게 얽힌 대기업 지배구조에 따른 이른바 ‘다각적 복합기업 디스카운트(conglomerate discount)’를 꼽았습니다. 

소식통은 팰리서가 그동안 SK스퀘어와 이 같은 디스카운트를 줄이는 것에 관해 논의해왔다고 전했습니다. 자사주 매입 속도를 높이는 것을 비롯해 투자와 지출을 확대해 디스카운트를 좁혀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실제로 SK스퀘어는 지난 3월 자사주 1000억원 어치를 4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팰리서는 아울러 이사회에 자산운용 경험이 풍부한 이들을 더하고, 경영진 급여도 회사 실적에 연계시킬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회사채 발행을 늘려 자본비용을 낮출 것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팰리서와 SK스퀘어 간 논의는 지금까지는 원만한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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