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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2.8조 발명비 소송 시작…17일 첫 재판

SBS Biz 류선우
입력2024.10.15 18:31
수정2024.10.15 20:53


세계 최초의 전자담배 기술을 발명한 KT&G 전직 연구원이 적절한 직무 관련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 첫 재판이 오는 17일 열립니다.

오늘(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 민사12부는 곽대근 전 KT&G 연구원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직무발명 보상 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을 17일로 지정했습니다.

곽씨 측이 청구한 보상금은 2조8천억원에 달하는데, 개인·단일 규모로는 국내 사법 역사상 최고액이라고 변호인 측은 설명했습니다.

청구 금액이 커지면서 법원에 최종 납부해야 하는 전체 인지세만 150억원에 달합니다.

청구액 규모는 KT&G의 전자담배 판매 매출, 곽씨의 기술을 차용한 것으로 보이는 해외 A 담배업체의 글로벌 전자담배 매출, A업체의 국내 전자담배 매출 등을 합산한 80여조원에서 산출했습니다.

소장에 따르면 지난 1991년 KT&G의 전신인 한국인삼연초연구소에 입사한 곽씨는 전기 가열식 궐련형 전자담배 개발에 착수해 2005년 7월 담배를 직접 가열하는 발열체를 탑재한 전자담배 디바이스의 프로토타입(시제품)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이어서 전자담배 발열체와 디바이스, 스틱을 포함한 전자담배 일체 세트 개발을 완성했습니다.

2010년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게 된 곽씨는 회사로부터 적절한 직무발명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퇴사 이후 2021년 3월부터 1년 동안 기술고문 계약료로 2천만원의 선급금과 625만원의 월급을 받은 것이 전부이며, 이는 기술고문 계약에 따른 급여일 뿐 발명 보상금과는 관련 없다는 게 곽씨 측 주장입니다.

곽씨의 직무발명을 승계한 회사는 기술 중 일부를 국내에 출원했으나 대부분의 직무발명을 권리화하지 않았고, 특히 해외에는 특허를 출원하지 않았습니다.

특허 장벽이 없었던 탓에 해외 A 담배회사가 KT&G와 같은 방식의 발열체가 탑재된 내부 가열식 전자담배를 개발해 판매에 들어갔다고 곽씨 측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곽씨 변호인은 "해외 A 담배회사는 자사가 만든 전자담배 기술의 특허를 출원하지 않았고, 국내에서도 특허를 문제 삼지 않은 사실이 KT&G 기술을 차용한 방증"이라며 "발명진흥법에는 사용자가 직무발명 권리를 승계한 후 특허 출원을 하지 않거나 출원을 포기하더라도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KT&G 관계자는 "회사는 해당 퇴직자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직무발명 관련 적정한 보상금을 지급했다"며 "이 과정에서 해당 퇴직자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고, 부제소 합의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뒤늦게 보상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당시 스스로 수용한 합의에 배치되는 행동"이라며 "회사는 이번 소송 절차에 대해 적극적으로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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