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파업 한 달째…항공기 주문 5천대 밀려 '업계 대혼란'
SBS Biz 임선우
입력2024.10.11 04:27
수정2024.10.11 06:06
[보잉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 노동조합의 파업이 한 달 가까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공급망과 여객·항공 등 관련 업계 곳곳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0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보잉과 노조 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습니다. 노조가 향후 3년간 40% 임금 인상과 10년 전 폐지한 확정급여형(DB) 연금을 복원하라는 요구를 고집하자, 사측이 제안을 철회하고 테이블에서 철수했습니다.
노조 소속 기계공 3만3천여명이 파업하면서 보잉 737MAX와 767, 777 여객기 생산이 중단됐습니다. 부품과 지원 시스템 등 공급망 차질로 노조원이 없는 보잉 787 드림라이너 공장의 생산 속도도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P-8 초계기, KC-46A 공중급유기와 E-7 조기경보통제기 등 군용기 생산도 일제히 멈춰 1천여곳의 관련 협력 업체 영업도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보잉은 현재 5천490대의 항공기 주문이 밀려있는 상태입니다.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는 항공기 도입 차질로 일부 노선을 축소하고 연간 실적 예상치를 낮췄습니다.
윌리 월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사무총장은 블룸버그에 "항공기를 제대로 인도받지 못한 몇몇 항공사가 조종사와 승무원을 휴직시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독일 루프트한자와 대한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도 낡은 여객기 수명을 연장해 사용해야 하는 형편입니다. 25대의 777 여객기를 주문했던 아랍에미리트(UAE) 에티하드 항공은 중고 보잉 777을 구해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보잉 본사 재무 상태도 파업 여파로 한계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보잉은 약 600억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고, 지난 2분기 14억4천만달러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올해 상반기 총 7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흐름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전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보잉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하향했습니다. 현재 보잉 장기 신용등급 'BBB-'는 일반적 기관 투자가가 투자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며, 한 단계 낮은 'BB+'이하는 투기 등급으로 분류됩니다. S&P는 "보잉은 파업에 대응해 비용 절감 조치를 했지만, 파업이 지속되면 매달 1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보잉이 조만간 100억달러 이상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란 보도도 나왔습니다.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보잉의 채권과 대출금 규모는 약 46억 달러에 달합니다. 세스 세이프만 JP모건 애널리스트는 "보잉은 150억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조달하지 않으면 내년 여름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보잉의 주가는 이날 장중 연중 최저 수준인 146달러대까지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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