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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보려면 전세금 2배 더 줘야"…반지하에서 지상 쉽지 않네

SBS Biz 김한나
입력2024.10.10 10:31
수정2024.10.10 14:03

[서울시내 한 반지하 주택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에서 햇빛을 볼 수 있는 지상층과 볼 수 없는 지하층 간의 주거 비용이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22년 기록적인 폭우에 반지하 주택 침수 피해 등을 겪은 이후 반지하 주거환경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서울 지하 주택에서 지상 주택으로 올라가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 시내 지상층의 평균 전세 보증금은 2억2천195만원입니다.

지하층의 평균 보증금은 1억457만원으로, 지상층과 1억1천738만원 차이가 납니다.

월세의 경우 지상층은 평균 보증금 8천539만원에 월세 50만9천원으로, 지하층의 평균 보증금 3천810만원에 월세 40만7천원보다 보증금은 4천729만원, 월세는 10만3천원이 각각 더 높습니다.

전·월세 모두 보증금을 2배 이상 부담해야 지하층에서 지상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셈입니다.

이번 비교는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60㎡ 이하) 8만6천886가구를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이연희 의원실은 "지상층과 지하층 간 가격차로 지하층 거주자가 정부 보조를 받아도 지상층 이전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 반지하 주택 매입 사업을 집행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2020년부터 반지하 임대주택 입주민의 지상층 이주를 지원하는 '반지하 입주민 주거상향'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사업 대상인 1천810가구 중 909가구(50.2%)가 이주를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반지하 입주민 주거 상향에 따라 지하층 입주민이 지상층으로 이주하면 2년간 기존 지하층 임대조건을 그대로 적용하고 이사비 60만원을 지원합니다.

LH 매입임대주택의 반지하층 평균 주거 비용은 보증금 236만7천원, 임대료 6만9천원입니다. 

지상층은 평균 보증금 466만3천원, 임대료 26만6천원입니다.

2년이 지나면 보증금과 임대료를 각각 230만원과 20만원을 더 내야 하는 구조입니다.

이 의원실은 "서울 반지하 거주 가구 평균 월소득이 219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원실은 정부가 반지하 주택을 적극 매입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점도 꼬집었습니다.

이 의원실은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거래된 연립·다세대 반지하 주택 2천494건을 분석한 결과 준공 20년을 넘지 않는 주택이 94개로 전체 3.8%"라며 "매입 목표도 정해져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지적했습니다.

LH는 지난 6월 침수피해가 발생하는 재해취약가구 주거환경 개선과 지하층주택 점진적 소멸을 목표로 하겠다며 반지하 주택 매입 공고를 냈는데 기존주택매입의 경우 모집기준을 준공 20년 이내 주택으로 잡은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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