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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전자' 위태위태…신용잔고는 한달새 50% '쑥', 왜?

SBS Biz 조슬기
입력2024.10.09 09:32
수정2024.10.09 09:34


반도체 시장이 호황기를 보이고 있음에도 홀로 '반도체 겨울'을 맞고 있는 삼성전자가 가파른 주가 하락세에도 신용잔고가 한 달 새 5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분기 9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시장 기대치(10조원)에 못 미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음에도 크게 떨어진 주가를 투자 기회로 여기는 개인들이 빚을 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9일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신용융자잔고는 7일 기준 9천236억 원으로, 지난달 2일 6천180억 원 대비 49.4% 급증했습니다.

지난 4일에는 9천243억 원으로, 지난 2021년 8월 24일(9천356억원)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신용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으로 통상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예상할 때 신용잔고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7월 11일 8만8천8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30% 이상 빠진 상태입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2일부터 이달 7일까지 삼성전자만 9조5천91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8조1천567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는 1조 원 넘게 순매수한 셈입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신용융자잔고 증가세를 두고 실적 악화 우려를 감안하더라도 주가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평가에 개인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초 14조 원대였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 평균)가 10조 원대로 크게 낮아졌고, 외국계 증권사에서 '반도체 겨울'을 언급하는 등 악재가 지속적으로 부각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날 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의 겨울'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의 겨울'은 맞다"며 "HBM3E시대에도 삼성전자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잠정실적 발표 당일 낙폭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날 1.15% 내린 6만300원에 장을 마쳤는데, SK하이닉스(-3.73%)보다도 낙폭이 작았습니다.

증권가도 삼성전자 주가는 이미 악재를 반영한 수준인 만큼 일단 한고비는 넘겼다는 평이 대체적입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으로 인한 실적 서프라이즈, 3분기는 인센티브 충당으로 인한 실적 쇼크가 나타나는 등 일회성 비용에 따른 분기별 실적 변동성이 큰 점이 부담스럽다"면서도 "4분기부터 일회성 요인으로 인한 실적 영향이 낮아지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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