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베트남, 90조원 고속철사업 '우리 힘으로'…中, 빚의함정 반면교사

SBS Biz 송태희
입력2024.10.04 16:43
수정2024.10.07 10:40


 베트남 정부가 국가 숙원 사업인 남북고속철도 건설을 외국 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자금으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으로 많은 개발 도상국이 '부채의 덫'에 빠진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현지시간 4일 로이터 통신과 VN익스프레스·뚜오이쩨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응우옌 다인 후이 교통부 차관은 최근 이 같은 방침을 밝혔습니다. 
   
후이 차관은 "어느 나라에서든 돈을 빌리면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베트남 공산당 정치국은 독립·자조 정신으로 외국 차관에 의존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총 673억4천만달러(약 89조7천억원)에 이르는 고속철도 건설 자금을 일차적으로 국가 예산에서 조달하고 필요시 국채를 발행할 계획입니다. 
   
후이 차관은 외국 대출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빚의 함정'을 피하고 건설 과정과 기술 이전, 장기 운영을 더 잘 통제하기 위해 자체 자금 조달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선정된 외국 도급업체는 베트남 국내 업체가 고속철도 건설에 기여할 수 있도록 베트남에서 생산된 제품과 서비스를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베트남 정부가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은 여러 개발도상국이 외국 차관, 특히 중국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통해 중국 차관에 의존해 벌인 인프라 사업의 결과 '부채의 덫'에 빠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사전타당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수도인 북부 하노이와 경제 중심지인 남부 호찌민을 잇는 1천541㎞ 구간을 시속 350㎞로 운행하는 고속철도를 2035년까지 완공할 계획입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송태희다른기사
대미투자 대기업, 협력사, 美대사관에 비자 전용창구
재설 논란에 서울시 "제설률 90% 넘어 교통 원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