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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또 보복' 중동전쟁 확전 위기…유가 100달러 또 넘을까

SBS Biz 이한나
입력2024.10.04 10:42
수정2024.10.04 11:13

[앵커]

중동 화약고에 불이 붙으면서 대폭발로 이어지는 건 아닌 지, 전 세계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려했던 이란의 개입이 현실화됐고,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팔레스타인 하마스까지, 이스라엘은 이른바 이들 '저항의 축'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공세를 펼치면서 이참에 중동 질서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어디까지 갈지, 어떤 파장이 예상되는지, 이한나 기자와 다각도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은 진행되고 있습니다.

먼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이번 사태를 또 다른 레벨로 바꿔놓은 것 같은데, 정리해 보죠?

[기자]

그동안 이스라엘의 자극에도 움직이지 않았던 이란이 현지시간 1일 저녁, 결국 180여 발의 미사일을 이스라엘로 발사했습니다.

이란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앞서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수장들과 이란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사일은 이스라엘 방공망에 의해 상당수가 격추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란 언론은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 남부 공군기지에 배치된 최신예 전투기 20대를 파괴했다"고 보도한 반면, 이스라엘군은 "공군 전투 역량에 손상이 없으며 모든 군용기와 방공망이 평소대로 운용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피해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 이란의 미사일 공격은 전면전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웠는데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큰 실수를 저질렀고, 곧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면서 재보복을 선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즉각 레바논에 대한 지상전 병력을 추가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의 움직임도 급해졌죠?

[기자]

일단 이번 이란의 미사일 발사 상황에서 확전을 막기 위한 군사적인 개입이 있었습니다.

미 해군이 지중해에 배치된 구축함에서 이란 미사일에 12발의 요격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스라엘 측에는 대응을 하더라도 수위를 지킬 것을 당부하면서 이란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언급했는데요.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에 제재를 부과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거나, 현존하는 제재의 집행 강화를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서방국들도 이란을 규탄하고 나섰는데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스라엘의 방어를 돕기 위해 군사적 역량을 사용할 준비가 됐느냐'는 질문에 "이스라엘은 자위권이 있으며 관련 내용은 적절한 시기에 제공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반대로 러시아는 "바이든 행정부가 중동에서 완전히 실패했고, 미국이 위기를 해결하는 데 있어 완전히 무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번 이란의 공격을 미국의 무능함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가장 중요한 질문이지만, 현재로선 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이죠.

중동 사태가 얼마나 더 커질 것이냐?인데, 당장 이스라엘이 키를 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뭔가요?

[기자]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입니다.

영국 가디언은 "사상자는 없었지만 도시가 표적이 됐다는 사실은 이스라엘의 대응에 매우 중요할 것"이라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훨씬 더 포괄적인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며 표적에는 이란의 핵 시설이 포함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이 공격을 개시함에 따라 이스라엘의 다음 조치가 전쟁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고 봤는데요.

이어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번에 검토되고 있는, 4월 공격 때보다 극단적인 시나리오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렇게 일부에서 제기한 이란의 원자력 시설 공격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상황이 이처럼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금융시장은 매 순간마다 출렁이고 있는데,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겠죠?

[기자]

이란이 미사일 발사 직후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다만, 이스라엘의 즉각적인 보복이 없었고, 이란도 더 이상의 공격이 없음을 시사하면서 다시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국제유가는 급등했는데요.

공격 당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WTI는 장중 5% 넘게 치솟았습니다.

래피단 에너지 그룹은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거나 이번 분쟁으로 이란의 석유 수출에 제재가 가해진다면 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웃돌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지정학적 리스크는 안전자산 수요를 키우잖아요.

대표적인 게 금인데, 금값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나요?

[기자]

국제 금 가격은 상승세입니다.

이란의 공격 직후 2천699달러 선에서 거래됐고요.

골드만삭스는 지정학적 위기 등을 언급하며 내년 초 금 가격 전망치를 기존 2천700달러에서 2천900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달러도 강세입니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24일 이후 처음으로 101선 위로 올라온 상태입니다.

반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은 곤두박질쳤습니다.

비트코인은 이날 6만 168달러로 지난달 6일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고요.

이더리움은 6%, 도지코인은 8% 하락하는 등 다른 알트코인은 더 큰 폭으로 급락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전쟁이 정치적으로 네타냐후 총리에겐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마이너스인 게 확인되고 있어요?

[기자]

이스라엘의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일 S&P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국가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한다고 밝혔습니다.

등급 전망은 종전과 같이 '부정적'으로 제시했습니다.

S&P는 최근 전투 격화로 이스라엘 안보 위험이 초래되고 있다면서 강등 이유를 밝혔습니다.

S&P가 이스라엘 신용등급을 하향한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앞서 지난달 27일, 무디스도 이스라엘의 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Baa1으로 내렸는데, Baa1은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분류 21개 중 8번째로 높은 단계로, 부정적인 전망에 속합니다.

[앵커]

중동 상황은 미국 대선 판세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슈잖아요.

특히 트럼프 후보가 즉각 상황을 이용하는 모습이죠?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전쟁은 완전히 예방할 수 있었다"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트럼프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직전에 성명을 내고 "세계는 불타고 있고 통제 불능의 소용돌이에 있다"면서 "우리에게는 리더십도 없고 아무도 국가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바이든은 존재하지 않는 대통령이며 샌프란시스코에서 선거자금 모금에 바쁜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는 완전히 부재중"이라면서 "두 사람 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는 위스콘신주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이란과 러시아가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바란다면서 "그녀가 4년을 더 하면 세계는 불 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한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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