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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임금 체불 위기'에 테니스?…티맥스 경영 수뇌부 논란

SBS Biz 배진솔
입력2024.09.27 14:33
수정2024.09.27 16:19



티맥스그룹 핵심 계열사 티맥스에이앤씨(A&C)가 초유의 '임금 체불' 사태를 임직원에게 알린 날, 경영진은 사내 체육시설을 이용해 테니스 모임을 예약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박학래 티맥스A&C 대표이사는 지난 23일 오후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티맥스타워 내 '농구·족구·테니스'를 칠 수 있는 멀티코트를 예약했습니다. 목적엔 '테니스'라고 적고, 인원은 4명으로 예약했습니다. 

박 대표이사가 테니스 모임을 예약한 이 날은 회사가 임직원 1천200여명에게 9월 급여 지급이 지연될 수 있다고 알린 날입니다. 

해당 공지엔 "목표 대비 매출 부진과 고비용 구조 지속으로 자금 운영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현재 모든 경영진과 담당자가 적기 자금 조달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비상 경영' 선포와 함께 임직원에게 건강 관리실과 피트니스 시설 등에 대한 회사 지원금을 중단해 불요불급한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하지만 티맥스A&C는 이틀 후인 지난 25일 최종적으로 1천200명에 9월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박학래·박삼연 대표이사는 "급여 지급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했다"며 "A&C 그룹의 경영을 책임지는 경영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했습니다. 
 
[티맥스A&C가 9월 임금 입금이 지연될 수 있다고 알린 지난 23일 박학래 티맥스A&C 대표이사가 사내 체육시설을 예약했다. (사진=독자 제공)]

결과적으로 임금 체불 사태가 발생하자 박학래 대표이사가 절체절명 상황에서 사내 체육시설을 지원받아 테니스 모임을 예약한 행태가 맞냐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직원들은 "테니스 모임도 다각도의 노력의 일부라고 믿고 싶다", "급여 지연 공지를 이틀 전에 한 것도 화가 나는데, 어떤 노력을 했다는 건지 투명하게 공개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에 대해 티맥스 관계자는 "2주 전부터 예약할 수 있어 예약을 한 것"이라면서도 "당일 박학래 대표이사가 외부 투자자 미팅을 하고 있어서 실제 테니스를 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티맥스A&C 임직원들은 임금 체불이 장기화될까 불안해하는 상황입니다.  

이들은 "직원들의 생계가 걸린 중대 상황이다. 대책을 공지해달라", "급여 정상화 시점에 대해 알려달라", "현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 등 항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티맥스A&C는 최근 5년간 수백억원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업손실 규모는 2019년 281억원, 2020년 411억원, 2021년 241억원, 2022년 438억원, 2023년 535억원에 달합니다.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1천654억원 많은 자본 잠식 상태입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 티맥스데이터로부터 707억원을 빌리기도 했습니다. 

티맥스그룹은 지난 6월 출시한 소프트웨어와 AI를 통합한 플랫폼인 슈퍼앱 '가이아'에 1조1천억원을 투입하고, 지난달 티맥스소프트를 재인수하면서 자금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 위기에서 비상 경영을 할 때 가장 선봉에 서서 이끌어야 할 사람이 경영자들"이라며 "직원들의 복지는 모두 삭감하면서 경영자들은 몸소 실천하지 않고 여전히 누리고 있다는 것은 시비에 휘말림과 동시에 직원들의 사기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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