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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신한銀, 트래블 카드 혜택 줄여 '원정 도박' 방지

SBS Biz 정동진
입력2024.09.25 18:38
수정2024.09.25 18:47

[사진=신한은행]

'해외 ATM 출금 수수료 무료'를 앞세운 트래블 카드가 마카오·필리핀·홍콩 등지에서 해외 원정 도박 등에 쓰일 수 있단 지적이 나오자 은행들이 해외출금 한도를 줄이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한도를 줄인 곳은 토스뱅크입니다. 토스뱅크는 지난 8월부터 홍콩·마카오·필리핀·태국·싱가포르 지역의 출금한도를 월 3000달러(하루 1500달러)로 제한했습니다. 최대 1만 달러까지 가능한 다른 국가들에 비해 30% 수준으로 한도를 줄인 겁니다.

신한은행은 다음달 1일부터 '신한 쏠(SOL) 트래블 카드'의 해외 ATM 출금한도를 마카오, 필리핀, 홍콩 등 세 국가 합산 월 1만달러로 줄입니다. 오는 11월부터는 한도 축소를 모든 국가에 적용할 예정입니다.

신한은행은 트래블 카드를 활용해 현지 ATM(현금자동입출기)에서 수수료 없이 찾은 현금을 카지노 등에서 쓸 수 있단 판단하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실제로 출금한도 축소가 한 달 먼저 이뤄지는 홍콩, 마카오, 필리핀은 카지노 관광 등으로 유명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당사의 트래블 카드가 실제 해외 원정 도박과 연루된 바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원정 도박의 자금 융통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선제적으로 출금한도를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1만 달러 이상 현금을 휴대하고 출국할 경우 관할 세관에 신고해야 합니다. 하지만 트래블 카드의 출금 수수료 무료 혜택 등을 활용한다면, 사실상 1만 달러 이상을 자유롭게 휴대하고 출국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게다가 은행별로 발급받은 트래블 카드를 활용해 현지에서 현금으로 찾는다면, 한 달에 5천만원 이상을 현지에서 수수료 없이 현금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됩니다.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1만 달러를 넘지 않는 선에서 휴대하고, 출국한 뒤 현지에서 ATM을 활용해 출금하라는 '팁'뿐만 아니라, 추천 ATM 위치 등도 자세히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외국환 관리에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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