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임영웅 콘서트로 82억 벌고 잔디관리엔 고작 2.5억 써
SBS Biz 오서영
입력2024.09.25 07:25
수정2024.09.25 11:01
[2023 잼버리 'K-팝 슈퍼라이브' 개최로 손상된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복구 공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10월 이라크와의 축구대표팀 A매치는 잔디 상태 논란이 계속되는 서울월드컵경기장 대신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립니다.
아이유 콘서트를 전후로 축구 팬과 가수 팬이 잔디 관리 책임을 놓고 갈등하는 상황이 빚어졌고, 결국 다음 달 15일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마저 상암에서 치르지 못하게 된 만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가운데, 경기와 콘서트로 올해 82억원을 번 월드컵경기장이 잔디관리에는 2억5천만원만 투자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25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공단이 올해 8월 말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에 지출한 금액은 총 2억5천327만원입니다.
새로 심을 잔디에 1억5천346만원, 잔디 보호용 인조매트 1천994만원, 농약 및 비료 5천140만원, 잔디 파종을 위한 오버씨딩기 1천962만원, 잔디 폐기물처리 용역에 886만원입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축구 경기와 연예인 콘서트 대관, 그에 따른 주차요금으로 올해 1∼8월 올린 수익 총 82억550만원에 비하면 상당히 작은 비중입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국가대표 A매치 경기로 9억9천426만원, FC서울 경기로 11억3천832만원, 콘서트 등 문화행사로 24억3천447만원, 일반행사로 36억3천846만원을 벌었습니다.
주요 문화행사 대관 수입은 임영웅 콘서트가 14억3천899만원, 세븐틴이 9억7천758만원이었습니다. 지난 21∼22일 열린 아이유 콘서트는 포함되지 않는 액수로, 이번 아이유 콘서트 대관 수익으로도 최소 10억원 이상은 벌 것으로 예상됩니다.
월드컵경기장은 하루 전용 사용료에 더해 축구 경기나 콘서트, 공공 행사 입장료의 8%를 받습니다. 일반행사는 관람 수입의 15%입니다.
올해는 연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역대급' 폭염 속에 임영웅·세븐틴·아이유 콘서트까지 겹치며 잔디 훼손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서울시는 내년부터 '그라운드석 판매 제외'를 조건으로 콘서트 등 문화행사 대관을 허용하겠다며 아이유 콘서트 이후 잔디 관리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다음 달 15일 이라크전을 서울월드컵경기장 대신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르기로 했습니다. 월드컵경기장 상태를 점검한 결과 잔디를 보수하더라도 생육 상황 등을 고려할 때 10월 15일 경기를 치르기에는 어렵다는 이유에섭니다.
지난 5일 팔레스타인과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비긴 뒤 주장 손흥민은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빠른 템포의 경기를 못 한 것이 팬들에게도 아쉬우셨을 것"이라며 "홈에서 할 때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과 서울시가 A매치가 열릴 만한 수준으로 잔디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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