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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로 끝난 '농협금융' 지배구조 개선

SBS Biz 김성훈
입력2024.09.24 17:50
수정2024.09.24 18:39

[앵커] 

NH농협금융이 차기 회장과 은행장 선임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올해 내내 금감원과 신경전을 벌였던 지배구조 내부규범도 결국 고쳤습니다. 

금융당국의 의지가 강했던 만큼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됐지만, 결과물은 시늉만 한 수준이었습니다. 

김성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3월 증권사 대표 선임을 두고, 농협내부에서 파열음이 흘러나왔습니다. 

금융지주 쪽에선 증권 업무 전문성을 지닌 인사를 내세운 반면, 최대주주인 농협중앙회 쪽에선 정통 농협 출신 인사를 밀어 마찰이 발생한 겁니다. 

증권 부사장을 선임하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지배구조 문제가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지난 3월 21일) : 자칫 잘못 운영이 되면, 지배구조법상의 규율체계 이런 게 흔들릴 여지가 상대적으로 조금 더 있기에 지배구조 적정성 이런 것들을 확인하고 있는 건 맞고요.] 

결국 농협금융은 CEO 선임과 관련한 내부규범을 3년 만에 손질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농협중앙회 입장을 대변하는 걸로 알려진 '비상임이사'의 역할 축소입니다. 

사외이사 추천권을 없앴습니다. 

하지만 지주 회장을 비롯해 은행장 등 계열사 CEO에 대한 추천권은 유지됐습니다. 

[서지용 /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 진전된 부분이 있는데, (하지만) 농협중앙회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여전히) CEO라든지 추천 권한이 있다는 것에 대해 얼마나 검증된 인사가 선임이 될지 의문이 (있습니다.)] 

잇단 금융사고에 지배구조 취약성을 정조준했던 당국의 고강도 정기검사도 우리금융 부당대출 사태에 밀려 힘이 빠졌습니다.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용두사미 모양새가 됐다는 지적에 금감원은 "합리적이고 투명한 절차의 필요성을 충분히 전달했고, 잘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NH농협금융이 차기 회장과 은행장 선임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중앙회장의 입김은 여전히 강하게 작용할 전망입니다. 

SBS Biz 김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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