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5대 은행장 승계 스타트, 연임 가를 변수는?
SBS Biz 김성훈
입력2024.09.19 16:47
수정2024.09.19 17:12
[앵커]
올해 은행권은 유독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연말 5대 시중은행장들은 실적뿐 아니라 특히 내부통제 이슈가 연임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인데요.
차기 은행장 선임을 위한 물밑 작업도 시작됐습니다.
당초 관례대로라면 무난하게 1년 더 은행을 이끌 텐데, 올해는 좀 다른 분위기입니다.
금융부 김성훈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예년보다 은행장 인사 준비가 빨라졌죠?
[기자]
신한금융과 농협금융은 추석연휴 전부터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은행장 등 자회사 CEO 선임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나머지 KB와 하나, 우리금융도 곧 이사회 내 위원회 회의를 열고 본격 논의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앵커]
보통은 임기 만료 2개월 전쯤 했던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당겨졌나요?
[기자]
당국이 면밀한 검증을 이유로 적어도 3개월 전에 승계절차에 나서도록 지침을 내려 좀 더 일찍 착수한 건데요.
앞으로 임추위는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차기 행장 후보군을 선정하고, 현재 은행장의 성과를 평가하는 절차를 진행하게 됩니다.
실제 차기 행장에 대한 윤곽은 11월 말이나 12월 초쯤 나올 예정입니다.
[앵커]
은행장 임기는 기본 2년에 1년을 더 맡는 게 일종의 관행인데, 이번엔 예측이 잘 안 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5대 은행장 가운데, 이미 1년을 더 맡은 이재근 국민은행장을 제외하곤 모두 연말에 2년 임기가 끝납니다.
자연스레 1년 연임 예상에 힘이 실릴만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개별 은행 사정에 따라 표정이 엇갈리는 모습입니다.
[앵커]
요즘 주목받는 은행들부터 살펴보죠.
우리은행은 분위기가 좋지 않죠?
[기자]
100억대 횡령 사고에 이어 전임 금융지주 회장의 부당대출 의혹까지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이복현 금감원장에 이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경영진의 책임을 언급하며, 우리금융 이사회에 공을 넘겼습니다.
[김병환 / 금융위원장 (지난 12일) : 우리금융지주나 은행의 경영진도 이번 금융사고와 관련해 아마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거취는) 우리금융 이사회, 주총 이런 데서 판단할 사안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겸허히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임종룡 회장에게까지 화살이 향할 수 있는 상황인데요.
특히 금융당국 보고 지연 의혹에 대해선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자유롭지 않은 상황입니다.
저희 취재진이 사태 책임에 대한 거취를 직접 물었는데, 조 은행장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조병규 / 우리은행장 (지난 10일) : (사태 책임지고 임기 전 그만둔다 얘기 있는데 사실인가요?) ......]
[앵커]
경영승계 준비는 어떻습니까?
[기자]
우리금융 이사회도 이달 안에 CEO 승계절차에 나선다는 방침인데요.
하지만 다른 금융사에 비해 조심스럽게 준비하는 분위기입니다.
검찰 수사와 금융당국 제재 논의가 진행 중이고, 다음 달 국정감사까지 이슈가 이어질 것이란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사회도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조 행장을 비롯해 계열사 7곳의 임기가 연말 끝나는데, 조직 쇄신차원에서 변화 폭이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앵커]
농협은행 이석용 은행장의 상황도 녹록지 않죠?
[기자]
마찬가지로 잇따른 배임과 횡령 같은 금융사고로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호실적에도 내부통제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입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지난 6월 19일) : CEO는 임직원 누구라도 불완전판매나 금융사고 개연성을 감지할 경우 이를 스스럼없이 문제 제기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하며, 조직문화 차원에서 과감한 변화를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에도 농협은행에선 100억대 횡령사고가 드러나며, 이 은행장이 강조해 온 '청렴농협'은 무색하게 됐습니다.
올해 취임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도 중대사고에 대한 무관용 원칙과 이에 따른 계열 대표이사 연임 제한을 천명했는데요.
농협은행장에 대한 인사권은 기본적으로 농협금융지주 이사회에서 행사하지만, 임추위에 속한 비상임이사를 통해 중앙회장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이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이미 한 차례 연임한 국민은행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재근 은행장은 한 차례 연임해 이미 3년의 임기를 채웠는데요.
임기 기간 꾸준히 실적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반면, 홍콩 ELS 최대 판매은행으로, 당국의 제재를 앞둔 점은 부담요인으로 꼽힙니다.
다만 자율배상 등으로 이슈가 한풀 꺾였고요.
이 은행장이 처음 판매를 주도한 게 아니라는 점에서 책임소재에선 다소 비껴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또 양종희 금융회장 취임 후에도 재신임을 받은 만큼, 앞선 허인 은행장처럼 4년까지 이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신한은행장도 연임에 긍정적인 기류가 보이고 있죠?
[기자]
관례대로 무난히 연임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상대적으로 내부통제 이슈가 부각되지 않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는데요.
진옥동 금융회장은 최근 "내부통제에 대한 의식이 그룹 내에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책무구조도 선제 도입 추진 등 내부통제 안정 속에 성장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경우 지난해 2월부터 갑작스레 은행장 자리를 맡았지만, 상반기 리딩뱅크에 오르는 실적 성과를 냈습니다.
또 과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은행장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할 정도로 진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점도 플러스 요인입니다.
[앵커]
하나은행에서도 큰 사고 소식은 없었습니다?
[기자]
금융사고 이슈에서 벗어나 조용히 내실을 다진 모습인데요.
이에 이승열 하나은행장 역시 임기 첫해인 지난해 리딩뱅크 자리를 사수한 실적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변수라면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꼽히고 있습니다.
하나금융은 14곳의 계열사 중 12곳의 CEO 임기가 끝나는데요.
함 회장의 거취에 따라 성과와는 별개로 인사 변화 폭이 커질 수 있습니다.
[앵커]
김성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올해 은행권은 유독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연말 5대 시중은행장들은 실적뿐 아니라 특히 내부통제 이슈가 연임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인데요.
차기 은행장 선임을 위한 물밑 작업도 시작됐습니다.
당초 관례대로라면 무난하게 1년 더 은행을 이끌 텐데, 올해는 좀 다른 분위기입니다.
금융부 김성훈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예년보다 은행장 인사 준비가 빨라졌죠?
[기자]
신한금융과 농협금융은 추석연휴 전부터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은행장 등 자회사 CEO 선임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나머지 KB와 하나, 우리금융도 곧 이사회 내 위원회 회의를 열고 본격 논의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앵커]
보통은 임기 만료 2개월 전쯤 했던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당겨졌나요?
[기자]
당국이 면밀한 검증을 이유로 적어도 3개월 전에 승계절차에 나서도록 지침을 내려 좀 더 일찍 착수한 건데요.
앞으로 임추위는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차기 행장 후보군을 선정하고, 현재 은행장의 성과를 평가하는 절차를 진행하게 됩니다.
실제 차기 행장에 대한 윤곽은 11월 말이나 12월 초쯤 나올 예정입니다.
[앵커]
은행장 임기는 기본 2년에 1년을 더 맡는 게 일종의 관행인데, 이번엔 예측이 잘 안 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5대 은행장 가운데, 이미 1년을 더 맡은 이재근 국민은행장을 제외하곤 모두 연말에 2년 임기가 끝납니다.
자연스레 1년 연임 예상에 힘이 실릴만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개별 은행 사정에 따라 표정이 엇갈리는 모습입니다.
[앵커]
요즘 주목받는 은행들부터 살펴보죠.
우리은행은 분위기가 좋지 않죠?
[기자]
100억대 횡령 사고에 이어 전임 금융지주 회장의 부당대출 의혹까지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이복현 금감원장에 이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경영진의 책임을 언급하며, 우리금융 이사회에 공을 넘겼습니다.
[김병환 / 금융위원장 (지난 12일) : 우리금융지주나 은행의 경영진도 이번 금융사고와 관련해 아마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거취는) 우리금융 이사회, 주총 이런 데서 판단할 사안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겸허히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임종룡 회장에게까지 화살이 향할 수 있는 상황인데요.
특히 금융당국 보고 지연 의혹에 대해선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자유롭지 않은 상황입니다.
저희 취재진이 사태 책임에 대한 거취를 직접 물었는데, 조 은행장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조병규 / 우리은행장 (지난 10일) : (사태 책임지고 임기 전 그만둔다 얘기 있는데 사실인가요?) ......]
[앵커]
경영승계 준비는 어떻습니까?
[기자]
우리금융 이사회도 이달 안에 CEO 승계절차에 나선다는 방침인데요.
하지만 다른 금융사에 비해 조심스럽게 준비하는 분위기입니다.
검찰 수사와 금융당국 제재 논의가 진행 중이고, 다음 달 국정감사까지 이슈가 이어질 것이란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사회도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조 행장을 비롯해 계열사 7곳의 임기가 연말 끝나는데, 조직 쇄신차원에서 변화 폭이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앵커]
농협은행 이석용 은행장의 상황도 녹록지 않죠?
[기자]
마찬가지로 잇따른 배임과 횡령 같은 금융사고로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호실적에도 내부통제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입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지난 6월 19일) : CEO는 임직원 누구라도 불완전판매나 금융사고 개연성을 감지할 경우 이를 스스럼없이 문제 제기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하며, 조직문화 차원에서 과감한 변화를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에도 농협은행에선 100억대 횡령사고가 드러나며, 이 은행장이 강조해 온 '청렴농협'은 무색하게 됐습니다.
올해 취임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도 중대사고에 대한 무관용 원칙과 이에 따른 계열 대표이사 연임 제한을 천명했는데요.
농협은행장에 대한 인사권은 기본적으로 농협금융지주 이사회에서 행사하지만, 임추위에 속한 비상임이사를 통해 중앙회장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이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이미 한 차례 연임한 국민은행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재근 은행장은 한 차례 연임해 이미 3년의 임기를 채웠는데요.
임기 기간 꾸준히 실적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반면, 홍콩 ELS 최대 판매은행으로, 당국의 제재를 앞둔 점은 부담요인으로 꼽힙니다.
다만 자율배상 등으로 이슈가 한풀 꺾였고요.
이 은행장이 처음 판매를 주도한 게 아니라는 점에서 책임소재에선 다소 비껴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또 양종희 금융회장 취임 후에도 재신임을 받은 만큼, 앞선 허인 은행장처럼 4년까지 이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신한은행장도 연임에 긍정적인 기류가 보이고 있죠?
[기자]
관례대로 무난히 연임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상대적으로 내부통제 이슈가 부각되지 않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는데요.
진옥동 금융회장은 최근 "내부통제에 대한 의식이 그룹 내에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책무구조도 선제 도입 추진 등 내부통제 안정 속에 성장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경우 지난해 2월부터 갑작스레 은행장 자리를 맡았지만, 상반기 리딩뱅크에 오르는 실적 성과를 냈습니다.
또 과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은행장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할 정도로 진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점도 플러스 요인입니다.
[앵커]
하나은행에서도 큰 사고 소식은 없었습니다?
[기자]
금융사고 이슈에서 벗어나 조용히 내실을 다진 모습인데요.
이에 이승열 하나은행장 역시 임기 첫해인 지난해 리딩뱅크 자리를 사수한 실적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변수라면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꼽히고 있습니다.
하나금융은 14곳의 계열사 중 12곳의 CEO 임기가 끝나는데요.
함 회장의 거취에 따라 성과와는 별개로 인사 변화 폭이 커질 수 있습니다.
[앵커]
김성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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