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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별세…보수-혁신 넘나들어

SBS Biz 이광호
입력2024.09.16 15:59
수정2024.09.16 16:11

[1994년 연합통신(현 연합뉴스)과 단독 회견 당시의 고인 (사진=연합뉴스)]

5공화국의 핵심 정치인이면서도 친 진보 활동을 벌였던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이 향년 90세로 별세했습니다. 

고인은 어제(15일) 오전 8시10분쯤 서울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빈소는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3호실로,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 5시20분입니다. 

고인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습니다. 재학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양아들 이강석 씨가 서울대 법학과에 부정 편입학하자 반대 시위를 주도했습니다. 

1958년 한국일보 기자로 시작해 민국일보와 조선일보, 서울신문을 거쳤습니다. 

1979년 민주공화당 후보로 국회의원에 당선됐습니다. 강서구에서만 4선을 역임했습니다. 

1980년 민주정의당 창당에 참여하고 정책위의장을 2차례 역임하는 등 전두환 정권의 핵심 정치인이었습니다. 

다만 당시 정권에서 추진하던 학원안정법에 반대의견을 냈고, 자녀들이 운동권 학생이라는 점도 화제를 불렀습니다. 

이후 노태우 정권 인수위에서는 '5·18 광주사태' 명칭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라고 바꾸는 방안을 관철시켰습니다. 

김영삼 대통령 때인 1993~1994년에 노동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당시 노동계 요구를 받아들여 근로자의 날을 3월10일에서 5월1일로 바꿨고, 현대중공업의 파업이 벌어졌을 때는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하지 말라고 건의했습니다. 

정계 은퇴 이후에는 친 진보적 활동을 하며 국내 혁신 세력에 관한 책을 썼고, 문재인 정권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참여해 속도 조절을 주문했습니다. 

보수 정권의 핵심으로 활동했지만, 스스로는 자신을 '체제 내 리버럴'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은 시인은 '의식은 야(野)에 있으나 현실은 여(與)에 있었다. 꿈은 진보에 있으나 체질은 보수에 있었다'고 쓴 적도 있었습니다. 

유족은 부인 변문규 씨와 자녀 남화숙(미국 워싱턴주립대 명예교수)·남영숙(이화여대 교수)·남관숙·남상숙 씨 등 4녀와 사위 예종영(전 가톨릭대 교수)·김동석(KDI 국제정치대학원 교수) 씨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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