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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1년여 만에 140엔선 아래로…"당분간 계속"

SBS Biz 이광호
입력2024.09.16 13:59
수정2024.09.16 17:10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엔화 강세로, 1년 2개월여 만에 엔·달러 환율 140엔대가 깨졌습니다. 

오늘(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오후 1시쯤 139.99엔까지 떨어져, 140엔대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엔·달러 환율이 마지막으로 130엔대를 기록했던 건 지난해 7월 28일이었습니다. 

이후 꾸준히 환율이 오르면서(즉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지난 7월 초 162엔을 기록한 뒤 하락(강세) 반전해 140엔 아래로 내려온 겁니다. 

엔화는 2012년 이후 꾸준히 추세적 약세를 보였습니다. 2022년 하반기 팬데믹 국면에서 몇 달간 강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초 이후 다시 약세로 돌아섰고, 최근까진 약세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앞서 지난 12일 한국은행은 '최근 엔화 움직임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이라는 자료를 발표하며 7월 이후 생겨난 엔화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은은 "미·일 양국간 통화정책의 기조전환에 따라 금리차 축소 기대가 크게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예상보다 낮은 물가상승률 등 금리인하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고, 이미 7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일본에서는 장기간 유지했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습니다. 

즉, 높은 미국의 금리는 내려오고 낮았던 일본의 금리는 올라가면서 격차가 좁혀진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환율변동성이 커지면서 '앤케리 트레이드'(일본의 낮은 금리를 바탕으로 엔화를 빌려 타국에 투자하는 것)가 청산된 움직임도 엔화 강세를 가속화했다는 게 한은의 분석입니다. 

한은은 300조엔을 넘어서는 일본계 글로벌 채권투자자금이 일본으로 되돌아오고, 엔캐리 트레이드도 줄어들면서 신흥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튀르키예와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고금리 국가들이 일본의 낮은 금리와 격차가 커 투자 유인이 컸던 만큼, 되돌아가는 자금의 여파도 클 것이란 분석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논리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고질적인 가계부채 문제와 부동산 시장의 불안감 등으로 인해 미국보다 금리인하 속도가 느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한은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확산이 글로벌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며 원화 역시 엔화와 동반 강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엔캐리 트레이드라는 변수가 있는 일본과 달리, 원화는 위험회피 심리 강화와 외국인의 증시 이탈 등이 맞물려 오히려 약세 압력을 받게 될 수도 있다고 한은은 덧붙였습니다. 

엔화 강세의 직접적인 자본유출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에 국내에 들어온 엔화 차입 규모가 크지 않아서인데, 한은은 다만 엔화 변동성 확대로 위험회피심리가 전반적으로 확산된다면 외국인의 자금유출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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