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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총수들, 추석에도 '갓생'…경영구상 삼매경

SBS Biz 이민후
입력2024.09.13 16:31
수정2024.09.16 11:06

'갓생(모범적으로 열심히 사는 인생)'을 사는 삼성·SK·현대차·LG그룹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올해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하반기 경영 구상에 나섭니다.

오늘(16일) 재계에 따르면 4대 그룹 총수들은 추석 연휴에 하반기 그룹 현안을 살피고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추석 연휴 다음날인 오는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 4대 그룹 총수, 모두 총 출동하는 만큼, 체코 순방을 위한 채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재용, 명절마다 해외 직원 격려…올해도 현장 경영 '매진'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NEOM)' 신도시의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을 찾는 이재용 회장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해외 사업장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삼성그룹에서 역할을 맡은 이후로 매 명절마다 해외 출장에 나서면서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했습니다.

올해 설 연휴 기간에는 말레이시아(삼성SDI 배터리 공장 공사현장)을 방문했고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이스라엘(전자 R&D센터), 이집트(전자 TV·태블릿 공장), 사우디아라비아(물산 네옴시티 지하 터널 공사현장)를 직접 찾았습니다.

해외 현장 경영 이후 체코 방문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체코가 협력할 산업 분야에 대한 대비도 나설 전망입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체코와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집니다.

현재 체코는 기존 제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등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을 위해 혁신 산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체코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 제조를 전략적 투자 분야에 추가하고, 직접 보조금 지원 대상에도 포함시키면서 글로벌 2위인 미국 전력 반도체 기업 온세미의 투자를 이끌어냈습니다.

아울러 한국 최초 원전 수출로 주목받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서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았던 만큼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에 대한 협상도 예상됩니다.

최태원, CEO세미나 앞두고 그룹전략 '점검'
['2023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조 연설에 나선 최태원 회장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추석 연휴 국내에 머물며 하반기 경영 구상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특히 다음달 SK그룹의 연례 행사인 CEO 세미나가 예정돼있는 만큼 그룹 내 인공지능(AI) 밸류체인 구축과 '리밸런싱' 작업의 밑그림을 완성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통상 매년 10월 열리는 SK그룹 CEO 세미나는 6월 경영전략회의, 9월 이천포럼과 함께 그룹의 3대 연례행사로 꼽힙니다. 

CEO 세미나에서는 계열사 CEO들이 최 회장이 제시한 경영 키워드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을 재정비하고 신규 사업을 발표합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주요 계열사 CEO 등 그룹 경영진과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 회의를 열고 "글로벌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AI, 반도체, 에너지설루션 등 미래 핵심 사업에 대한 국가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며 "촉을 높이 세우고 기민하게 대응하자"라고 당부했습니다.

CEO세미나를 앞두고 이번달 중간점검에 나선 만큼 다음달 예정된 CEO 세미나에서 구체적인 메시지와 그룹 향방이 나올 수 있단 관측이 나옵니다.

동시에 추석 이후에 예정된 체코 방문을 앞두고 반도체, 에너지 등 SK그룹 주력 사업과 관계된 현안 챙기기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체코는 최근 일반 제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혁신산업 투자 유치에 힘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SK의 미래 핵심 성장동력인 'BBC', 즉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반도체(Chip)' 분야에서 협력 기회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정의선, 신시장 개척·캐즘 대응 '밑그림' 구상
[지난 4월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에 나선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국내에 머물며 하반기 시장대응과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경영구상에 나설 것으로 전해집니다. 급변하는 자동차시장에서 향후 자율주행, 전기차 등 새로운 사업 분야와 동남아시아나 인도 등 신시장에서의 영업력 확대방안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중장기 경영 전략인 '현대 웨이' 실현과 현대차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 이행을 위한 채비에 나섭니다. 현대 웨이는 현대차가 2024년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총 120조5천억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전략입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유럽연합(EU) 내 유일한 생산 거점을 체코에 두고 있는 만큼 추석 연휴 이후 체코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하면서 유럽 사업 확장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지난 2009년 체코 노소비체에 준공된 현대차 체코공장은 유럽연합 내 유일한 현대차 생산 거점으로 향후 유럽 전기차 수출기지로 점쳐집니다. 

이미 현대차 체코공장은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 모두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 상태로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2022년 체코 현지에서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만나 현대차 체코공장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구광모, 4분기 LG그룹 '밸류업' 모색
[지난 6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기술을 살펴보는 구광모 회장(사진=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명절 동안 가족과 함께 국내에서 시간을 보내며 4분기 발표 예정인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의 세부 내용도 점검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LG는 지난달 29일 LG전자와 LG화학 지분을 각각 3천억원, 2천억원 취득한다고 공시하면서 "자기주식 활용 방안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이사회에서 논의한 후 올해 4분기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동시에 구 회장은 미래성장동력인 'ABC(AI, 바이오, 클린테크)'를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모색할 전망입니다.

구 회장의 체코 방문으로 30년 이상 연이 있는 체코와의 협업 분야도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LG그룹은 1992년 LG전자가 체코 프라하에 판매지점을 설립하며 현지 진출에 나선 이래 30여년간 가전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계에서는 이 중심축이 LG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전장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최근 가전에 이어 전장부품으로 체코 사업을 넓히고 있습니다. LG와 LG전자가 2018년 인수한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 기업 ZKW는 체코 브라티모프 지역에서 1992년부터 생산법인을 가동 중입니다.

차량용 배터리 사업 협력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를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5각 생산체제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는데, 체코에서 공장을 가동 중인 현대자동차, 폭스바겐 등에 배터리를 공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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