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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익실현 해? 말어?…'엔캐리 청산'에 복잡해 진 '엔테크족' 셈법

SBS Biz 지웅배
입력2024.09.13 14:19
수정2024.09.15 08:00


엔테크족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선 지난달 초 엔화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여전히 엔화를 들고 있거나 향후 환전을 고민하는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외환중개에 따르면 오후 5시 30분 기준 원·엔 환율은 100엔당 943원 30전을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5일에는 100엔당 964원 50전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5월 19일(965원 30전) 이후 1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엔화 강세는 미·일간 금리 격차 축소 가능성이 커진 영향이라는 분석입니다. 주요 선진국 금리 하락 기조와 달리 일본은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들어서만 금리를 두 차례 인상한 바 있습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급작스레 인상했고, 미국은 이달 금리 인하를 단행할 걸로 예상된다"며 "이제 그간 엔화가 약세를 보였던 흐름과 반대"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헤지펀드 선물 포지션이나 개인들의 FX마진 포지션 등이 대거 청산된 것도 배경입니다. 

앞서 지난해 10월 엔화가 900원대를 밑으로 떨어지고, 지난해 11월에는 850원대까지 내렸습니다. 이에 엔화 가격의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올 초 900원대까지 급격히 오른 뒤 엔화는 7개월여간 완만하게 엔저 흐름을 보여 엔테크족 손실을 키우기도 했습니다. 

엔화가 가파르게 치솟자 그동안 엔저로 돈이 묶였던 엔테크족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늘었던 5대 은행 엔화 예금 잔액도 지난 7월 1조2천11억엔으로 올들어 처음 꺾인 데 이어 지난달 1조998억엔으로 줄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10월 1조488억엔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향후 엔화 흐름을 두고는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가 예상됩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이미 지난달 초 있었던 (증시 폭락) 충격 때문에 엔화에 대한 경계심이 굉장히 높아져 있다"며 "엔화 환율도 2주 전 910원대까지도 내려갔다가 950원대까지 올라가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추격매수를 고려할 만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엔 환율이 (100엔당) 950원 정도가 현재에선 적정 수준이라고 본다"며 "이 위로 올랐을 는 매수를 자제하는 부분을, 950원을 밑도는 경우에는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습니다. 

민 연구원은 "달러당 1천300원으로 스탠다드(표준)가 바뀐 원·달러 환율과 달리 원·엔 환율은 1천원을 회복하는 그림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900원대에서 출렁이다가 내년 1분기 이후가 회복 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런 가운데 엔화 강세에 힘을 실어줄 흐름도 감지됩니다. 오 연구원은 "미 금리인하가 들어가면 강달러 압력이 조금씩 완화될 걸로 보고 있다"며 "거기다 일본 금리 인상도 이번이 끝이 아니라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로이터통신에서도 일본은행이 오는 12월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미 연준의 '빅컷'(0.5%p 인하) 단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현지시간 12일 금값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기도 했습니다. 

변수로는 미 경기의 급격한 침체 등이 꼽힙니다. 오 연구원은 "미국 물가가 생각보다 높다든지 강한 경기 침체가 온다든지 정도가 변수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함께 오는 11월 美 대선 역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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