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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진 '내 집 마련'…돈 빌리기도, 굴리기도 힘들다

SBS Biz 정동진
입력2024.09.12 16:45
수정2024.09.18 08:00

추석 연휴 이후 대출·예적금 등 금융소비자들의 금융 선택지는 더 줄어들 전망입니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2금융권도 수익구조 악화로 예년같은 고금리 특판상품을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멀어지는 '내 집 마련' 꿈
추석 명절 이후는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지만 대출금리는 기대만큼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7월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섰습니다. 특히 7월부터 8월말까지 5대 시중은행은 총 22번, 평균 1%p 넘게 금리를 올렸는데 다시 내린 곳은 없습니다.
 

그러고도 가계부채가 잡히지 않자,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사실상 대출 총량 제한을 압박 중입니다. 시중은행들은 수도권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의 만기를 최장 50년에서 30년으로 줄이거나 거치기간을 폐지하는 등 대출 규모를 줄이는 방안들을 내놓았습니다.

주택보유자에 대한 대출 제한도 강화했습니다. 현재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1주택 세대에게 수도권 주택 추가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의 규제는 더 강합니다. 1주택자에게 신규 주택 구입 목적의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되, 대출 실행 '당일'에 기존 보유 주택을 매도한다는 조건하에서만 대출을 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KB국민·우리·NH농협은행 들이 임대인이 임차인의 전세 보증금을 매매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든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키로 했습니다. 이에 오는 11월 입주를 앞둔 올림픽파크포레온(구 둔촌주공아파트)의 일부 수분양자들과 같이, 세입자를 구해 잔금을 치르려고 계획했던 이들의 주택 구매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전세끼고 잔금'을 치를 수 있는 시중은행으로는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이 남았습니다.

예·적금 특판, 보기 힘들다
한편 올 가을은 저축은행의 고금리 특판 예·적금 상품을 접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저축은행은 매년 이 맘때면 고금리 예·적금 특별판매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 모집'과 '자금 조달'에 나섰는데, 비용으로 인식되는 부실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액이 늘어나는 등 업권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업권의 전체 순손실은 4천574억원입니다. 1천29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손실이 약 3.5배 늘어났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악화한 수익성이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저축은행들의 소극적 영업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는데, 업계 반응도 좋지 않습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업계 상황이 안 좋은지라 당장 고금리 특판 상품을 출시할 계획은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일부 저축은행들은 3분기 이후부터 대출 등 영업을 위한 자금 조달의 일환으로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SBI저축은행은 '9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만기'와 12개월 이상 15개월 미만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를 각각 최대 0.85%p, 0.5%p 인상했습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익성이 양호한 일부 저축은행은 하반기부터 영업에 적극 나설 움직임이 보이는데 그 일환인 듯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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