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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전쟁' 혼돈의 은행

SBS Biz 최나리
입력2024.09.11 17:52
수정2024.09.11 18:02

[앵커] 

금융당국 수장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은행에 떠넘긴 첫날, 은행 객장은 생각보다 한산했습니다. 

은행별로 규제와 완화 대책을 연일 내놓다 보니 고객들은 오히려 은행 밖에서 대출 작전을 짜야할 판입니다. 

최나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창구가 비교적 한산합니다. 

무주택자에만 대출을 하기로 하는 등 고강도 관리가 예고되면서 지난달 이미 막차수요가 한차례 몰린 영향입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대출 기준에 대출자들의 신경은 곤두섭니다. 

[김주혜 / 서울 목동 : 주택으로(있고 없고를) 보고/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개인마다 상황이 또 다를 수도 있고요.] 

한산한 창구와 달리 온라인상에는 '돈 어디서 빌리냐'는 상담이 넘쳐납니다. 

지방에 집을 팔아 서울 새집으로 오려던 A 씨는 생각보다 빨리 지방 집이 팔리지 않고 있는데 대출길마저 막혔습니다. 

실수요자 비판이 커지자 금융권이 얼른 '예외 대출'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은행마다 달라 표를 만들어야 할 판입니다. 

같은 은행에서도 지점별로 대출이 되고 안 되는 상황이 속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석병훈 /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 현 상황처럼 수시로 대출규제가 바뀌고 자율규제라는 명분으로 다른 잣대를 들이밀게 되면 금융소비자들이 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서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지 못해 피해가 발생하게 됩니다. 실수요자가 누군지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도 없고요.] 

이미 일부 주담대 취급 기준이 느슨한 은행으로의 쏠림 현상도 감지되는 상황. 

이 영향으로 해당 은행은 다시 대출 취급기준을 강화할 수밖에 없어 소비자들의 혼란은 생각보다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SBS Biz 최나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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