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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투자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펀드'에 수천억 규모의 부실 PF 대출채권을 매각한 뒤 매각이익을 인식해 건전성이 양호한 것처럼 한 저축은행과 OEM펀드를 운용한 자산운용사가 금융당국에 적발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의 수시검사 잠정결과를 오늘(9일) 공개했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6월 A저축은행은 B자산운용의 제1차 펀드에 908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A저축은행 계열사의 투자금액을 포함하면 총 1천945억 원으로 해당 펀드의 설정액은 2천140억 원의 90.9%에 달합니다.
 
A저축은행은 이후 자신의 부실 PF 대출채권을 장부가액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각해 매각이익 64억 원, 계열사 포함시 151억 원을 인식했습니다.

해당 저축은행은 지난 8월에도 B자산운용의 2천55억 원 규모 2차 펀드에 585억 원(계열사 포함시 1천17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부실 PF 대출채권을 매각해 65억 원(계열사 포함 79억 원)의 매각이익을 인식했습니다.

2차 펀드에 투자한 4개 저축은행 중 3곳도 5억~25억 원의 이익을 인식하는 등 과도하게 높은 가격으로 매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선순위 외부투자자 제외시 저축은행별 펀드투자비율을 PF대출채권 매각비율과 정확히 일치하는 구조로 만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저축은행의 경우 1차펀드투자비율은 908억 원, 46.7%였는데, 펀드 매각 부실채권 비율도 46.7%로 똑같이 가져갔습니다. 2차펀드에서도 33.3%로 맞췄습니다.

그 결과 A저축은행의 PF대출채권은 펀드수익증권으로 대체되면서 매각시점에서는 사실상 PF대출채권을 보유한 것과 동일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A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을 부당하게 과다 인식돼 상반기 기준 연체율이 2.6% 포인트 하락하는 효과를 보는 등 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금감원 조사 결과 B자산운용은 저축은행의 개별 확인을 받아 투자대상 PF 대출채권을 최종 확정하는 등 일명 ‘OEM펀드’를 운용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OEM펀드란, 투자자와의 이면계약 등에 따라 그 투자자로부터 일상적으로 명령‧지시‧요청 등을 받아 집합투자재산을 운용하는 펀드로 자본시장법에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별도 실사절차 없이 대출취급 시점의 감정평가금액을 사용해 산정한 외부평가 결과를 그대로 적용해 해당 펀드가 PF 대출채권을 고가에 매입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A저축은행의 부당 매각이익에 대해선 유가증권(수익증권) 손상차손을 인식하도록 지도하는 한편 매각자산을 저축은행 장부에 재계상하는 방식 등을 통해 편법 매각으로 인한 연체율·정이하여신비율 착시효과도 제거할 예정"이라면서 "운용사의 OEM 펀드 운용 등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엄정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OEM 펀드 등을 활용해 부실채권 정리를 이연하지 않도록 시장감시를 지속하고, 필요시 추가 검사를 실시하는 등 PF 정상화를 위해 적극 대응하는 한편, 저축은행 업권의 편법적인 건전성 제고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