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北, 노트북 농장 등 통해 IT 위장취업 증가"
SBS Biz 송태희
입력2024.09.06 07:18
수정2024.09.06 07:21
[북한 인공기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 정보기술(IT) 노동자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미국인으로 신분을 위장한 뒤 미국의 IT 기업에 원격근무자로 취업하는 일이 지속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5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사이버보안회사 '노우비포'(KnowBe4)는 원격으로 일할 직원을 모집하던 중 지난 7월 카일이라는 이름의 숙련된 지원자를 채용했습니다.
카일은 자신이 미 워싱턴주에 거주한다면서 회사 노트북 컴퓨터를 워싱턴주 자택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 그의 실제 국적은 북한이었습니다.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의 증가와 생성형 AI 발전으로 인해 북한 노동자 수백 명이 탈취한 외국인 신원정보를 이용, 하위직급 IT 직종에 집중적으로 침투할 수 있었다는 게 미 당국 및 사이버 보안기업들의 설명입니다.
실제 채용된 북한 IT 노동자들은 잠재적으로 수천 명에 이를 수 있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업계에선 카일과 같이 위장 취업을 노리는 북한 IT 노동자들이 최근 2년 새 급증했다고 합니다.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달 북한 IT 노동자들이 미국인으로 신분을 위장할 수 있도록 도운 미 테네시주 거주 매슈 아이작 크누트를 체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이들 북한 노동자가 미국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노트북 농장'(laptop farm)을 자기 집에 두고 이들이 실제 거주지인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로그인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노트북 농장은 동일한 인터넷 네트워크에 연결된 다수의 노트북이 있는 곳을 일컫습니다.
이들 노동자는 원격 근무를 이용해 미국 언론과 기술 및 금융 회사들에 취업했으며, 이에 이들 기업에 수십만 달러의 손해를 입혔다고 법무부는 설명했습니다.
지난 5월에는 노트북 농장을 통해 북한 IT 노동자 300명 이상의 위장취업을 도운 혐의로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던 미국 애리조나 출신 남녀가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3월 공개한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서 북한의 IT분야 노동자들이 연간 약 2억5천만(약 3천300억원)∼6억 달러(약 8천억원)의 수입을 얻은 것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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