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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사학연금 정말 탈 수 있나요?...이러다 큰 일날라

SBS Biz 지웅배
입력2024.09.02 06:37
수정2024.09.02 07:10


우리나라 4대 공적연금(국민·공무원·사학·군인연금) 모두 심각한 장기 재정 불안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더욱 적극적인 국가 정책이 필요하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오늘(2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정인영·권혁창·이예인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원은 '국민연금과 특수직역연금 비교연구' 보고서에서 국민연금과 특수직역연금의 현황과 문제점을 체계적으로 비교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놨습니다.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의 단기적인 재정 상황은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 비해서 낫지만,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은 단기적으로는 적립 기금이 증가해 약 10~20년 후를 기점으로 정점에 이르고, 이후 급속히 감소해 바닥을 드러낸 뒤에는 가파르게 재정적자에 접어듭니다.

지난해 1월 나온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은 약 20년간은 지출보다 수입(보험료+기금투자 수익)이 많은 구조가 유지돼 2040년에 1천755조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하지만, 2041년 적자로 돌아서고 이후 급감해 2055년에는 소진됩니다. 그리고 이 시점엔 47조원의 기금 적자가 예상됩니다.

주요 재정평가지표 중에서 제도 부양비(가입자 100명이 부양해야 할 수급자 수의 비중)를 보면,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은 2020년에 각각 19.4명과 21.8명으로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과 비교할 때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후 급격히 증가해 2050년에는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을 앞지르기 시작합니다. 특히 2070년 이후 사학연금의 제도 부양비는 4대 공적연금 중에서 압도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의 제도 부양비가 급증세는 저출산에 따라 교원 등 가입자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지만, 인구 고령화로 수급자 수는 급증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연구진은 "초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노동시장 및 교육 분야의 비정규직 증가는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의 가입자 수 및 연금 재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인구구조의 급변으로 제도 부양비가 커짐에 따라 또 다른 주요 재정지표 중 하나인 '부과방식 비용률'도 급증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부과방식 비용률은 기금소진 이후 각 공적연금의 재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지표로, 현행 제도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기금고갈 뒤에 미래 연금 급여 지출을 당해연도 보험료 수입으로만 충당할 때 필요한 보험료율을 의미합니다.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의 기금이 고갈되는 시기와 비슷한 2050년 기준 부과방식 비용률은 국민연금은 22.5%, 사학연금은 26.5%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2050년 기준 부과방식 비용률은 공무원연금 34.5%, 군인연금 45.8%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등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이 국민연금과 사학연금보다 훨씬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마디로 4대 공적연금 가입자는 2050년에 각 수급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려면 소득의 최소 22.5%(국민연금)에서 최대 45.8%(군인연금)를 보험료로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전반적으로 각 공적연금의 미래 가입자가 짊어져야 할 보험료율은 현재 가입자보다 2배 이상으로 높아지는 셈입니다. 보험료 인상 등 개혁을 하지 않은 채 각 공적연금의 적립 기금이 고갈되면 미래세대는 기금고갈 이후에 노인 세대에게 연금을 주기 위해 엄청난 보험료 부담을 떠안아야 합니다.

연구진은 "현실적으로 25%를 초과하는 부과방식 비용률은 수용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미래세대가 감당하기 어려움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재정 균형을 달성하고자 보험료율을 지나치게 큰 폭으로 올리면 조세 왜곡 및 사회적 후생 감소와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이런 제도 변화를 신규 가입자에게만 적용할 경우 세대 간 갈등의 악화와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4대 공적연금의 재정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대안들을 미리미리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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