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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잡는다더니 왜 우리를...전세난민 분통

SBS Biz 윤진섭
입력2024.08.29 07:49
수정2024.08.29 09:45


서울 한 아파트 전세계약을 맺은 김모씨는 최근 근심에 빠졌습니다. 집주인은 전세를 낀 매매로 집을 구입할 예정인데, A씨는 전세대출로 잔금을 치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시중은행이 갭투자 거래에 활용되는 전세 대출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A씨 역시 대출을 못 받지 못할까 근심이 커진 것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은행의 주담대 금리 인상은 당국이 바란 게 아니다”라며 가계 부채를 관리하기 위한 시중은행의 금리 인상을 공개적으로 비판하자, 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줄이는 식으로 대출 규제 방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조건부 전세대출을 중단키로 하면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는 실수요자들이 불안감에 빠졌습니다. 

전세대출 규모 축소에 가장 먼저 나선 것은 신한은행입니다. 지난 25일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을 중단했습니다.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이란 임대인(매수자) 소유권 이전, 선순위채권 말소 또는 감액, 주택 처분 등의 조건들이 붙은 대출입니다.

대출 실행일에 임대인(매수자)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조건의 전세대출, 선순위채권 말소 또는 감액 조건이 붙는 전세대출 등의 취급을 모조리 중단했습니다. 세입자가 받는 전세 대출금으로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 갚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우리은행 역시 다음 달 2일부터 갭투자에 활용되는 조건부 전세대출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KB국민은행 조건부 전세대출 중단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금융감독원의 조치가 전세금 오름세를 막을 수는 있어도, 실수요자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조건부 전세대출을 중단하면서 대출을 받아 들어갈 수 있는 전세 매물 자체가 줄어들고, ‘울며 겨자 먹기’로 반전세나 월세로 밀려 주거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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