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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우리은행 경영진, 지난해 '부당대출' 심각성 알았다

SBS Biz 오수영
입력2024.08.26 17:55
수정2024.08.26 18:39

[앵커] 

우리금융이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의 부당대출을 의도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의 근거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SBS Biz가 우리은행의 자체 감사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그간 우리은행이 주장한 해명의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수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선 우리은행은 올해 1월 자체검사를 하게 된 계기로 대출을 해준 A 본부장이 퇴직하면서 퇴직절차로 여신을 확인하다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취재 결과 우리은행은 A본부장 취급 여신의 위법성을 이미 지난해 1월 인지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우리은행의 지난 4월 자체 감사보고서를 보면 우리은행 본점 여신 감리부는 손태승 전 회장의 처남이 실제 대표로 있는 회사의 대출 9억 원에 대해 "자금 용도 외 유용에 따른 전액 회수"를 결정하고 지난해 1월 실제 회수까지 했습니다. 

다음은 '불법 행위를 발견하지 못해 보고 의무가 없었다'던 우리은행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우리은행 경영진은 이미 지난해 9월 손 전회장 친인척 대출의 심각성을 알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체 감사보고서에서는 우리은행이 지난해 1월 손 전 회장 처남의 대출을 회수했지만 다음 달, 바로 처남 측에 10억 원 담보대출과 7억 원 신용대출이 나간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우리은행은 작년 9월 이 사안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집니다. 

손 전 회장 처남도 SBS BIZ 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9월, 우리은행이 본인에 대해 조사 중이라는 이야기를 A 본부장을 통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철 / 변호사 : 회사 내부 지침에 어긋나는 대출이 이루어졌다가 그 대출의 위반사항을 발견해서 회수를 한 이후에 또 추가적으로 비슷한 금액을 대출했다는 것은 '업무상 배임'의 소지가 충분한 거죠.]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 현 경영진이 모든 걸 알고 있으면서도 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질책한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손 전 회장 처남 관련 대출은 올해 4월에도 본점 여신감리부 지적에 따라 29억 원이 전액 상환 완료됐는데, 우리은행은 이때도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관련 의혹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수사가 끝날 때까지 공식 입장을 낼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할 것이라면서 현 경영진을 정조준한 가운데 금감원은 지난 21일부터 우리은행 본점 등에 대해 추가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SBS Biz 오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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