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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은 내가 튀기는데, 남는 게 없네"...돈은 본사가?

SBS Biz 정광윤
입력2024.08.26 07:03
수정2024.08.26 07:14


국내 전체 치킨집 수가 줄어드는 와중에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포화상태인 치킨시장에 가맹점포가 계속 늘면 수익성 악화가 심화될 것이란 경고가 나옵니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치킨전문점 수는 재작년 4만1천436개로 지난 2년 전보다 1천307개 감소했습니다.

지난 2020년 처음 4만개를 돌파한 뒤 2년 연속 감소세입니다.

반면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개수는 지난 2019년 2만5천687개에서 2022년 2만9천358개로 꾸준히 늘었습니다.

전체 치킨집 중 가맹점 비중도 지난 2020년 63.9%에서 2022년 70.9%까지 높아졌습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배달앱 시장이 커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배달음식 거래액은 지난 2019년 9조690억원에서 2022년 26조690억원으로 몇년새 급성장했습니다.

한 자영업 단체 관계자는 "배달앱을 접속하면 프랜차이즈 치킨 할인·행사 소식부터 나오고, 치킨 카테고리에 들어가 정렬하면 개인 치킨집은 찾아볼 수 없다"이라며 "살아남기 위해 프랜차이즈로 갈아타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배달음식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가맹점만 계속 늘면 수익성 악화가 심해질 것이란 경고가 나옵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치킨집은 전형적인 포화 상태"라며 "프랜차이즈 간 점유율 경쟁이 과열되면 점주의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구조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치킨전문점의 영업이익은 지난 2021년 9천306억1천만원에서 2022년 8천603억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지난 2022년 평균 매출 증가율은 치킨 가맹점이 6.5%로, 주점(66.2%), 한식(17.2%), 피자(11.6%), 제과제빵(8.1%), 커피(7.4%)보다도 낮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 수를 꾸준히 늘리려고 하는데 결국 기존 점주의 수익을 나눠먹을 점주들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며 "가맹점을 더 늘리지 못하면 물대(물류대금) 가격 인상 등 다른 부담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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