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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금값...지금 사도 늦지 않았다?

SBS Biz 이한나
입력2024.08.23 10:40
수정2024.08.25 10:00

[앵커]

대표적인 안전자산, 금 시세가 이번주 트로이온스당 2천55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사상 최고가인데요.

1트로이온스가 31.1그램 정도니까, 우리로 치면 열 돈도 안 되는 금 가격이 340만 원이 넘는다는 거죠.

그만큼 최근 금값이, 정말 금값이 됐습니다.

금값 랠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많은데요.

그렇다면, 얼마나 더 오를까요?

이한나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금값이 날개를 달았어요.

[기자]

주 중반까지 자고 일어나면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습니다.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작년 10월만 해도 트로이온스 당 1천800달러 대였는데요.

지금은 2천500달러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상승률이 21%가 넘습니다.

이렇게 금값이 파죽지세로 오르면서 현재 금괴 1개 당 가격은 100만 달러, 약 13억 원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앵커]

이렇게 오르다 보니, 아이들 돌반지도 생각나고, 집에 잊고 있었던 금이 있나?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올해 갑자기 가격이 오르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가장 크게 작용했습니다.

통상 금리를 내리게 되면 달러의 가치는 떨어지는데요.

이때 달러 대신 금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금값이 오릅니다.

그러니까, 금리인하 기대 속에서 시장 금리도 낮아지고 있는데 다른데 돈을 맡겨 이자를 얻는 것보다 금을 사는 게 이득이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특히 금값은 단기적으로는 지난 주말부터 눈에 띄게 오르고 있는데요.

'잭슨홀 미팅 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 연준이 매년 와이오밍주에 있는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심포지엄인데, 이번 주에 시작됐죠.

그러니까 여기서 금리인하와 관련한 확실한 시그널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최근 금을 집중 매수하기 시작한 거죠.

[앵커]

투자자들만 산 게 아니라, 주요국 금 매입 규모도 크게 늘었잖아요?

[기자]

각국 중앙은행의 사재기도 금값을 끌어올렸는데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순매수 규모는 483.3톤으로 거의 금괴 4만 개에 달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 IMF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튀르키예가 45톤, 인도가 37톤의 금을 사들이면서 중앙은행 금 매수 1,2위를 차지했고요.

작년 말 기준으로는 2013년부터 10년간 금을 가장 많이 사들인 국가는 러시아 1천298톤, 중국 1천181톤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배런스는 "월가에서 새로운 골드러시가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미국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기적 파생상품계약 규모는 연초 20만 계약 내외에서 지난 17일 26만 7천 계약으로 늘었습니다.

또 금이 안전자산인 만큼, 불안 요소도 상승세를 부치고 있는데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이란 전쟁 가능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금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가장 중요한 질문이죠.

금값이 계속 오를까, 오른다면 어디까지 오를까인데  어떤 전망이 나오나요?

[기자]

주요 금융기관들은 금값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UBS글로벌 자산운용은 금값이 내년 중반께 2천700달러를 향할 수 있다고 예상했고요.

BMI 역시 "다음 달로 예상되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금값은 2천7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봤습니다.

시티그룹은 한발 더 나가서 내년 중반 금 목표가를 3천 달러로 제시했는데요.

시티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시작 전망에 전반적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며 "금값이 연내 2천600달러를 터치하고 내년 중반까지 3천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반면 미국의 9월 금리 결정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단기적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TD증권은 "투자자들이 금을 과도하게 매수했을 수 있으며, 만약 연준 금리 인하 전망이 흔들린다면 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봤고요.

왕 타오 로이터 기술 분석가는 금값이 온스당 2천507달러의 저항선을 지키지 못할 경우, 금값이 다시 2천479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3천 달러 얘기까지 나오는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한국은행은 금값 랠리와 무관한 것 같습니다.

금을 안 산지 꽤 됐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금 매수를 주도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은은 2013년 마지막으로 20톤을 매입한 뒤 11년째 추가매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은 104톤으로 전체 외환보유액의 1.1% 수준이고요.

우리나라 금 보유 순위는 세계금협회 127개국 중 38위입니다.

우리 외환보유액 순위가 세계 9위인 점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때문에 한은이 장기간 금을 매입하지 않아 투자수익 창출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외환보유액은 상시 현금화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돼야 하는데 금은 채권이나 주식에 비해 유동성이 높지 않아 실용성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금은 이자나 배당과 같은 현금흐름이 없고 보관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단점으로 꼽힙니다.

[앵커]

시선을 더 넓혀서 다른 원자재 가격 움직임도 보죠.

통상 금값이 오를 때 유가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었는데, 최근엔 다시 떨어지고 있어요?

[기자]

금값이 치솟는 것과는 대조적인데요.

일반적으로 금이 오를 때 유가도 오르는데, 최근 금융시장에서 가장 특이한 현상으로 꼽히는 것이 유가와 금값 방향성이 달라진 것입니다.

이는 실제 수요 불안이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공급 측면에서 미국 원유 재고가 일시적으로 증가했고, 중국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에 불리한 요소입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3분기 원유 수요 관련 중국 소비분이 일간 1천614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무엇보다 중동지역 정세 불안이 지속되던 중에 이스라엘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휴전 협상이 진전될 기미를 보이면서 유가 하락을 부추겼는데요.

때문에 현재 유가의 하향 안정세는 일단 지금으로서는 속단할 수 없는 상태로, 중동 지역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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